내용요약 벤츠·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 반사이익 현실화
캐딜락·렉서스 등도 수혜 입을 가능성 높아
수입차 신뢰도에 금가면서 제네시스 등 국산 브랜드에도 긍정적
한국지엠 수입차주 대상 프로모션으로 상품성 알리는 전략도 펼쳐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자동차 업계가 BMW의 빈자리를 차지하기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경쟁 수입 브랜드들이 할인 프로모션에 나서는 가운데, 국산차 업계도 ‘반 수입차’ 수요 흡수에 나섰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리콜에 돌입했다.

평택항을 가득 채운 리콜 대상 BMW 차량. BMW코리아는 20일부터 리콜을 시작해 올해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긴급 안전진단에서 이상 판정을 받아 회수한 차량부터 EGR 부품을 교체해주며, 추후 전체 차종으로 리콜을 확대할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가 19일 0시를 기준으로 6000여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 4300여대가 예약 대기 중으로, 운행정지에 해당하는 차량은 2000여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BMW 포비아’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BMW 판매량도 급감할 조짐이 보인다. 현장 대리점 관계자들은 이미 ‘썰렁한’ 분위기를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전달보다 BMW 판매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치도 내놓고 있다.

BMW 화재 사고로 벤츠 E클래스가 다시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 수입차 업계 “BMW 빈자리를 채워라‘

반면 경쟁사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BMW와 달리, 경쟁 수입차 대리점은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독일 브랜드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메르세데스-벤츠 E200는 BMW 화재 사태로 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7137대로 BMW 520d와 92대 차이에 불과하다.

아우디의 앞날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올해 복귀를 선언한 아우디의 주력모델은 520d와 동급인 A6다. 7월 누적 기준 A6 35 TDI 판매량은 4179대다.

이들 차량은 올 초부터 520d와 할인 프로모션 경쟁을 이어왔던 모델이기도 하다. 할인 금액은 1000만원 이상. 일부 딜러들은 BMW 차주들을 겨냥해 추가 할인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캐딜락 CT6의 성장도 기대된다. 캐딜락은 마침 20일 서울 강남에 ‘캐딜락 하우스 서울’을 재오픈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향한 브랜드 알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ATS 슈프림 블랙‘도 50대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화재 사고에 공포를 느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로 시선을 돌리면서, 렉서스 ES300h도 판매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7월 누적 판매량은 4656대. 아직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지만, 올해 말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만큼 기대가 쏠리는 모델이다.

제네시스 G80. BMW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국산 브랜드다. 제네시스 제공

◆ 국산차에도 기회 

다만 수입차 업계는 BMW의 불행에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모습이다. BMW 사고로 인해 수입차 업계 전체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많은 수입차 소비자들이 국산차도 구매리스트에 포함시키는 추세"라며 " "BMW 화재가 당장 경쟁사 판매량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수입차 업계 전체에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시장 전체를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부촌이 몰려있는 서울의 수입차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6.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줄었다. 부산 역시 7월 12.9%로 전년(13.7%) 대비 0.8%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경기 지역 점유율은 같은 기간 20.9%로 1% 포인트나 늘었다. 

이에 대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구매가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된 현상일 뿐"이라면서도 "럭셔리카 시장 일부가 제네시스 등 국산차로 옮겨간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쉐보레 올 뉴 말리부도 수입차 차주를 대상으로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도 수입차를 정조준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시장 확대에 나섰다. 지난 14일부터 이달말까지 수입차 보유자에게 말리부와 이쿼녹스를 50만원 할인해주기로 한 것이다.

한국지엠은 말리부와 이쿼녹스의 우수한 상품성을 더 폭넓은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쉐보레 상품성이 여느 수입차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시켜주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와 이쿼녹스는 동급 수입차에 비해 가격이 절반에 불과한 차다. 화재 사고를 겪은 수입차주를 겨냥한 프로모션은 아니다”며 “수입차주들이 세컨카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지엠의 대표 모델 말리부가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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