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LG전자가 장기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던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된 자동차부품(VC) 사업부가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22일 전 거래일 대비 200원(0.27%) 내린 7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 10만9500원보다 33% 내린 수준이다. 지난 21일에는 장중 7만80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실적 악화에 주가 하락세 지속

무엇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1분기 9년 만에 달성했던 ‘1조 클럽’의 위상을 2분기에 이어가지 못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7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641억원) 대비 16.1% 증가했으나 전분기(1조1078억원)은 30.4%나 감소했다. 매출은 15조1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4조5514억원)보다 3.2% 늘어났지만 전분기(015조1230억원) 대비 0.7% 줄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는 매출 15조5503억원, 영업이익 8411억원으로 실제 매출·영업이익보다 각각 3.4%, 8.3% 높았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부는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 신성장 제품 매출 호조에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2% 늘어난 4572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OLED) TV를 앞세운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40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직전까지 몸담았던 기업간 거래(B2B)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 늘었다.

그러나 이외 사업 부문이 이번에도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부는 새롭게 출시한 전략스마트폰 마게팅 비용 증가로 2분기 영업손실 1854억원을 기록했다. MC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액세서리용 전자제품 부문 편입에 따라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때까지 영업손실로 치면 13분기 연속 적자다. 흑자 전환 기대감이 높았던 자동차부품 사업부 또한 32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부와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경쟁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부는 에어컨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낼 전망”이라며 “특히 가전 부문은 무역분쟁에도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고 TV 부문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부의 시장 환경이 실적 개선에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수요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부품 사업부의 경우 LG전자가 올해 안에 분기 매출 1조원 달성과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여전히 실적 개선을 주도할 곳으로 꼽힌다. 특히 이달 초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의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면 매출·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4분기 혹은 내년께 ZKW의 실적을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전·TV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며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부 적자폭 축소와 자동차부품 사업부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면 주가 상승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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