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재웅 기자, 김현준 기자, 이정인 기자] BMW 차주들은 BMW 브랜드에 대한 불신은 물론이고, 디젤 엔진에 대한 공포까지 느끼고 있었다. 한국스포츠경제가 서울 거리에서 BMW자가 운전자들 40명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차주 40명 중 디젤엔진 차량을 다시 구매하겠다는 의견은 4명에 불과했다. 지금 당장 차를 바꾸려 한다는 9명 중에서는 단 1명만이 디젤 차량을 구매할 예정이었다.

'클린디젤'을 표방했던 폭스바겐이 배출가스를 조작한데 이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2017 가장 안전한 차'였던 BMW 520d가 화재 사고로 '火車'로 돌변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 포비아가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김현준 기자 hjlist@sporbiz.co.kr

리콜 대상차를 소유한 A 씨는(38)는 “여건이 된다면 BMW가 아닌 수입 브랜드 가솔린 차를 구매할 예정이다”며 “더이상 디젤 엔진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BMW 화재 사고가 본격적인 디젤 엔진 종말을 불러온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여서 판매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화재 사태는 차주들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자동차 업계 디젤 기피 현상은 현실화됐다. BMW 디젤차 사고 화재가 일어난 직후, 현대자동차는 그랜저 등 일부 세단의 디젤 모델을 생산 중단했다.

앞서 볼보는 올 초 S60 디젤 엔진을 단종하면서, 앞으로 디젤 엔진 생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밖에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디젤 엔진 비중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디젤 엔진 수요는 일단 가솔린차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자 40명 중 31명이 가솔린 차량을 구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장 차를 바꾸겠다는 차주 중에서도 5명이 가솔린을 택했다.

디젤 차주들이 주로 가솔린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솔린 엔진도 디젤 엔진과 같이 내연 기관차라서 화재 위험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며 "아직 하이브리드카 등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디젤차가 아니면 가솔린차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친환경차를 염두에 두고 있는 차주들도 적지 않았다. BMW X5 모델을 소유한 B 씨(43)는 “크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디젤 엔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추후 차를 바꾼다면 디젤자동차와 같이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카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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