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이 2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영화 '공작'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osen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무대인사는 관객에게 최고의 이벤트다. 평소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물론 출연배우들과 짧게나마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관객의 입소문’이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시대. 영화 개봉과 함께 출연배우들과 감독의 주말은 무대인사 홍보일정으로 채워진다. 배우들이 무대인사로 한 상영관에 머무는 시간은 5분 남짓하다. 수 없이 많은 관객에게 인사와 이벤트를 하고, 자리를 옮겨 똑같은 홍보일정을 반복한다. 그 때마다 배우들의 웃음과 관객의 뜨거운 함성으로 극장은 울려 펴진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풍경이다. 그렇다면 무대인사 뒤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 직접 준비한 선물에 인간 셀카봉에..진심 다하는 배우들

배우들 역시 ‘관객의 입소문’ 효과를 익히 알고 있기에 무대인사 일정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실제로 주지훈은 7일 간격을 두고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과 ‘공작’ 무대인사에 모두 참여했다. 주지훈은 “흥행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정우는 ‘신과함께-인과 연’ 무대인사에서 직접 만든 향초와 티셔츠 등을 추첨을 통해 관객들에게 직접 나눠줬다. 영화 홍보사가 준비한 경품만 나눠주는 관례를 떠나 직접 준비한 선물로 감동을 더했다. 또 ‘신과함께2’ 멤버들은 김향기의 생일을 축하해주며 선물을 챙겨주는 등 훈훈한 팀워크를 뽐내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최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너의 결혼식’의 주인공 김영광은 무대인사를 통해 ‘인간 셀카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너의 결혼식’ 관계자는 “김영광이 이벤트에 당첨된 관객들에게 포스터를 나눠주면서 직접 ‘셀카’를 찍어줬다‘며 ”키가 크고 팔이 기니 휴대폰을 뻗는 순간 다들 ‘오~’라며 감탄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부터 ‘인간 셀카봉’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 무조건 공짜는 없다..배급관 관리까지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서 열린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김동욱-이준혁-이정재-임원희-조한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osen

배우들의 매너도 중요하지만, 사실 상 무대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영관과 이동 동선이다. 관객의 접근성이 좋은 상영관일수록 홍보효과도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극장 측은 무대인사를 하는 배우들에게 독점 콘텐츠를 요구한다. 출연 배우들의 인사영상이나 재미있고 독창적인 사진을 받기를 원한다. CGV·롯데시네마 등 모두 팔로워가 많은 SNS 페이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및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의 경우 극장의 주인이 지점마다 다르다. 때문에 같은 계열이 아니더라도 관객 수가 더 많은 작품을 편성해 상영한다. CJ CGV라고 해서 무조건 CJ엔터테인먼트 영화를 우선순위로 상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상영관이 많을수록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이 한 번씩 ‘관리’하는 마음으로 무대인사를 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 ‘진상’ 관객과 배우는 늘 있다?

무대인사를 진행하는 상영관은 영화 예매 홈페이지에서 일찌감치 매진이 된다. 해당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일부 팬들은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배우의 무대인사를 보려고 표를 모두 구매해버리는 팬들도 있다”며 “무대인사가 끝나고 다른 관으로 이동할 때 같이 이동하는 거다. 영화 시작과 함께 객석이 텅텅 비어버리는 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진상’ 배우도 공존한다. 시중에 잘 팔지 않는 값비싼 생수를 고집하거나, 차 안에서 창문을 열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는 등 ‘비매너’적인 행동을 하는 배우들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함께 탄 밴 안에서 담배를 엄청 피운 뒤 섬유유연제나 향수를 들이 붓는 배우가 있었다”며 “창문을 닫은 상태로 그런 무개념적인 행동을 하니 같이 있는 사람이 참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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