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산항, 올해 7월까지 처리 물량 역대 최대치
美·中 관세 분쟁, 실적 반등 관건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39개월 동안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하반기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물동량과 적취율이 상승했지만, 운임 하락과 유가 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성수기와 더불어 정부의 추가 지원 소식까지 들리고 있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올해 7월까지의 부산항 처리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현대상선

◇ 부산항 처리 물량 최대치…영업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현대상선은 28일 올해 7월까지 부산항 처리 물량이 115만79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 100만6933TEU와 비교해 14만3865TEU 늘면서 약 14.3%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7월까지 기록한 62만5048TEU와 비교하면 무려 84%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1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상선으로선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처리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회사 영업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부산항 처리 물동량이 늘어났다고 해서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회사 측은 하반기 전망을 밝게 하는 출발점 구실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부산항 처리 물량이 회사 전체 물량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처리 물량 증가는 곧 영업력이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상반기에는 대외변수로 인해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업계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측은 성수기인 3분기를 지나면 운임률, 소석률(화물적재률) 등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 강화와 비용 구조개선을 통한 손익 개선(기항지 축소 등 항로합리화 및 경제속도 운항으로 연료비 절감 추진 등)과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2만3000TEU 12척, 1만4000TEU 8척) 인도 시까지 안정적인 추가 화물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측은 올 하반기가 업계 성수기인 점, 정부 지원이 계획된 점을 근거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에 따른 직·간접 피해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 정부 5년간 5조 지원…미·중 관세 분쟁 '예의주시' 

정부의 추가 지원 소식 역시 실적 개선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은 현대상선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년간 5조원의 자금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무너질 경우 조선업 침체뿐 아니라 산업 전반이 고용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조원에서 3조원은 현대상선이 지난 6월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인수비용으로 쓰고, 나머지 2조원은 현대상선 재무구조 개선 및 터미널 인수 등에 쓰일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4월 침체된 해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3년간 총 8조원을 투입하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이은 두 번째 정부 지원이다. 현대상선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2만3000TEU급 12척과 1만4000TEU급 8척 등 20여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수 있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하반기는 업계 성수기로 운임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정부 지원에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2020년이면 경쟁 선사와 비교해 연비나 효율성이 우수한 신형 최대형 컨테이너선(2만3000TEU, 1만4000TEU)을 필두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에도 고유가 기조와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가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미국과 중국이 수출입품목에 높은 관세 부과하면 물동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분쟁 등으로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물동량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내부에서도 두 국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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