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티스 美국방,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가능성 시사...9월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려
보수 언론 "엇박자 보단 빈틈 없는 한미 공조 중요" vs 진보 언론 "남북정상회담으로 상황 반전시켜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3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핵 위협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양 정상간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비핵화는 어느덧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지며 북·미간 갈등 구도가 다시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의 비핵화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미국은 최근 강경 대응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28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라고 밝히면서 북미정상회담 직후 중단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이 가장 민감해 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언급하면서 대북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들려는 몸짓을 취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확실한 의사표명을 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대화 기조를 이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9월 중순 쯤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지도 굳건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여론은 우리가 미국의 강경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야 할지, 아니면 협력과 대화 노선을 계속해서 고수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엇박자보단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체제가 중요” vs "남북정상회담으로 반전시켜야“

조선일보는 30일자 1면에 `6.12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북·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국방장관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은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에서는 청와대가 “9월 남북정상회담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발언과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비핵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겠다”고 언급한 내용을 대비시켰다. 이어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이 적절한지 되묻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 변화에 신중해야 한다며 정상회담 추진을 우려했다.

매일경제는 이날 사설에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북한산 석탄 밀반입 처리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미국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우려를 키우고 있는 만큼 우리의 대북 행보를 진지하게 되짚어야 한다”며 미국과의 엇박자를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가 붙었어도 북한을 향한 가장 강력한 압박인 한미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며 현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조치는 한·미간 빈틈없는 공조체제 강화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겨레는 이날 기사에서 “북·미 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데 남북정상회담 역할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는 청와대의 발언을 조명했다. 사설에서는 “북한은 비핵화로 가기 위한 용기를 내야하고, 미국도 이를 위해 문을 열어서 기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북미 대립 구도 교착화가 남·북·미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중재력을 발휘할 남북정상회담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한편, 그 전에도 북미 모두를 설득하는데 총력을 다해야한다면서 대화 기조를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경향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비핵화 교착 상태를 남북정상회담으로 반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먼저 “미국과 한국 내에서 북미 협상이 답보상태인데 남북관계만 앞서 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 조절론이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 시점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역할에 관해서는 북미정상회담도 문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과 노력이 있었기에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며 그때처럼 능동적으로 북미 간 입장을 중재하고 남북정상회담을 반전의 기회로 삼아 어렵사리 만든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핵 폐기 의사 없으니 대북제재 강화해야” vs “북미, 하루 빨리 대화하고 평화 협정 하길”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가 연합훈련까지 중지해줬는데 북한은 실질적인 핵 폐기는 1도 하지 않고 있는걸 보면 북한은 핵 폐기 할 생각이 없음”, “한미훈련 재개하고 대북제재도 더욱 강화시켜야하며 장기적인 압박으로 북한경제와 외교를 고립시켜야한다”, “대한민국 안보 문제를 놓고 더이상 조건 걸지 말라”등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는 물론, 북한이 비핵화에 소극적인 만큼 강경 대북제재 기조로 선회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북한은 다시 복구하기 힘든 핵시설들을 파괴하면서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약속을 지키는데 미국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북한보다 미국이 더 문제다. 협상은 주고받는 건데 일방적으로 다 가질려고 하면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 “이 땅의 사람들 너무 오랜 세월 전쟁의 굴레를 쓰고 고통 받고 있기에 하루 빨리 대화하고 평화 협정하라” 등 미국의 태도를 지적했다. 제재보다는 이전처럼 종전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강했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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