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화장품 기업, 지난해 유럽·중동 수출액 대폭 증가
업계 선두 아모레-LG생건, 선진국 잡기 열중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뷰티 업계가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외 국가로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지난해 수출 실적이 대폭 하락하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출 활로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화장품 수출 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지역은 러시아연방이다. 러시아연방은 101.5%의 증가율을 보이며 9637만 달러(약 1000억원) 수출액을 기록했다. 폴란드, 영국,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수출 증가율도 70% 이상을 기록했다. 북미 국가인 캐나다에서도 60% 이상 수출이 증가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96.9%, 60.8% 증가율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신흥 시장으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43.2% 증가율,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4억4547만 달러(약 5000억원)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출 규모가 28.4% 커졌다.

◇업계 선두 아모레-LG생활건강 '유럽시장 잡아라'

폴란드 바르샤바 세포라에 입점한 빌리프/사진제공=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한 4767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여전히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이지만 동남아, 호주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라네즈’를 호주 뷰티스토어 ‘세포라(Sephora)’에 입점했다. 또 다른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6월 호주 멜버른에 1호점을 열었다. 에뛰드하우스는 3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최대 상권 두바이몰에 1호점을 오픈하며 중동 진출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화권, 아세안, 북미 등 3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신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본격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또한 전년 동기 대비 화장품 부문 매출이 36% 늘었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 잘 팔리는 LG생활건강의 효자 품목은 ‘빌리프(belif)’다. 최근에는 유럽 진출을 강화하며 세계 시장 잡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17개국 세포라에 빌리프를 입점시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향후 유럽 시장만을 위한 빌리프 기획 세트 및 트래블 키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글로벌 고객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도 유럽·중동 등 공략…선진국 잡아야 세계 시장 인지도↑

엘앤피코스메틱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은 지난 6월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 ‘셀프리지(Selfridges)’에 입점했다. 올해 내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 다른 유럽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샤 독일 총판사업자인 에르빈 헤트케(Erwin Hetke)는 현재 독일 잉골슈타트·뮌헨 매장 2곳을 운영하면서 독일 최대 유통 채널인 드럭스토어 ‘두글라스’ 120곳에 미샤 제품을 입점시켰다.

한류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해 세계 시장 인지도 쌓기에 열중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4월 수도 리야드에 1호점을 오픈해 중동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이승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뷰티화장품사업팀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아세안 시장 외 호주, 북미, 중동까지 수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선점한 제품들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곳에서 인지도를 쌓으면 전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유럽 등으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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