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이마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하반기 전망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할인점 외 부문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마트는 3일 전 거래일 대비 3000원(1.40%) 내린 2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26만2000원) 종가 대비 19% 하락한 수준이다. 

◆ 할인점 업황 악화로 2분기 실적 부진

지난달 이마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건 실적이 악화된 탓이 크다. 이마트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3조6770억원) 대비 8.5% 증가한 3조989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50억원에서 533억원으로 18%나 줄었다.

주력사업인 할인점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기존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 역신장했다.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에 따라 지난 1월부터 할인점 폐점시간이 밤 12시에서 11시로 당겨졌는데 영업시간 단축의 영향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계속됐다는 분석이다. 1분기에도 기존 할인점 매출은 1.6% 역신장했다.

또 주요 고객층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마트 할인점을 비롯한 대형마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4월 107.7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고 취업자 증가폭 등 고용 지표 역시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중산층·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면서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 업황이 전체적으로 나빠졌다. 

게다가 이마트 할인점의 3분기 실적 또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내수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진 99.2포인트로 17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추석연휴가 10월에서 올해 9월로 앞당겨진데 따른 역기저효과와 업황 부진이 겹치면 할인점은 4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3분기는 추석효과와 지난해 기저효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됐다”며 “하지만 가구소득 증가가 제한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으로 구매건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할인점 외 사업부문 성장세 기대

전문가들은 이마트에서 할인점 이외 부문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할인점과 달리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을 비롯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기업형 슈퍼마켓(SSM) 노브랜드 등이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분기 기존점 매출이 4.6% 성장했고 신규점의 영업 손실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위례점 개점에 이어 내년 윌계점, 부산 명지점, 부천 옥길점이 문을 열면 관련 사업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3000개 대인 점포수를 올해안에 4000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쟁사에서 이마트24로 전환하는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황 부진에도 규모의 경제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온라인몰이 지속적으로 성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25%를 넘긴 만큼 온라인몰의 영향은 더욱 커졌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이마트에는 할인점의 실적 부진과 이마트몰 배송 생산설비능력(capa) 부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지난해 대비 이마트몰이 20% 성장률을 보여준다면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증거가 될 뿐 아니라 생산설비능력 부족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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