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LG 등 글로벌 가전업계 8K TV 잇달아 선보여
8K 콘텐츠 수급이 관건...AI 기술로 콘텐츠 부족 해결할까

[한스경제 허지은 기자] 8K TV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가전업계 최대 화두는 8K TV였다. 가전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중국과 유럽 가전업체들까지 가세해 눈부신 화질을 뽐냈다.

8K는 7680x4320 해상도에 3300만화소를 지원한다. 가로 7680개에 세로 4320개, 총 3300만 7600개 화소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지상파 UHD 방송에서 지원하는 4K인 3840x2160 해상도보다 4배 더 선명하다. 과거 지상파에서 나오던 풀HD(1920x1080) 보다는 16배나 더 선명하다. 말 그대로 실물을 보는 듯한 선명한 화질이 압권이다.

8K와 크기가 큰 대형 스크린이 만나면 초고화질의 몰입감은 배가된다. 이번 IFA 2018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46형과 173형의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크기와 화질에서 압도적인 8K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이번 IFA 2018에서 창홍, 샤프, 도시바 등 중화권 기업과 로에베, 베스텔 등 유럽 기업,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도 삼성전자, LG전자보다 크기는 작지만 8K TV를 잇달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HIS에 따르면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의 8K 패널 출하량은 2019년 80만대, 2020년에 210만대, 2022년까지 최대 33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관람객들이 LG 8K TV과 알파나인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 ‘초고화질’ 8K TV…콘텐츠 없고 대중화 안 되면 ‘도루묵’

문제는 콘텐츠다. 8K TV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8K로 재생할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기존 HD나 4K용으로 만든 콘텐츠는 8K TV에서 재생해도 8K로 송출할 수 없다. 초고성능 게이밍 컴퓨터로 2000년대 초반에나 나온 2D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K 콘텐츠가 생긴다고 해도 장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8K 콘텐츠를 풀HD나 4K TV에서 재생해도 풀HD나 4K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앞서 지난 4월 8K TV를 출시한 샤프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8K TV 대중화를 쉽사리 점치지 못 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1일 IFA 2018에서 8K TV가 출시돼도 대중화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회장은 “4K TV가 2011년에 나왔지만 아직까지 4K 방송을 지원하는 방송사가 많지 않다”며 “현재 8K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삼성전자는 QLED TV를 선보였다./사진=연합뉴스

◆ 8K 콘텐츠 만드는 ‘AI 업스케일링’ 기술…8K TV 성공 좌우할까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업스케일링(Upscaling)’ 기술이 꼽힌다. 업스케일링이란 저해상도 콘텐츠를 고해상도로 바꾸는 기술이다. 화질 뿐만 아니라 음향까지 선명하게 개선할 수 있어 기존 HD에서 4K TV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업스케일링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4K 영상을 8K로 변환한다고 가정해보자. 가로 3840개, 세로 2160개인 4K를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의 8K로 개선하려면 각각 두 배 씩 화소를 늘리는 과정에서 빈 화소가 생긴다. 이 빈 화소를 적절하게 채워넣는 과정이 업스케일링이다. 보다 정교하게 채울수록 화소 낭비가 적어지고 저해상도 영상이 고해상도로 바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8K TV 시대의 업스케일링엔 인공지능(AI)이 가세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QLED 8K TV’에는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으로 개선하는 ‘8K AI 업스케일링’ 기술이 탑재됐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29일 공개한 ‘OLED TV’에 AI 화질 개선 엔진인 ‘알파9’을 적용했다. 기존 업스케일링이 저해상도 화면과 고해상도 화면을 일일이 비교하며 화면을 개선하는 작업을 거쳤다면, AI가 머신러닝을 통해 자동으로 해상도를 높여주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AI 업스케일링 기술이 8K TV의 성공을 좌우할거란 분석도 나온다. 화소를 쪼개 화질을 개선하는 업스케일링을 AI가 보다 정교하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8K AI 업스케일링, LG전자의 알파9 엔잔, 소니의 X1 얼티밋 등 AI를 이용한 업스케일링 기술이 다수 출시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게자는 “향후 TV 시장이 8K 시대로 갈 거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8K TV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라며 “AI가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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