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상용차 판매량 지속 증가…레저·의전 등 활용도 높아
규제 완화도 이어질 전망, 애프터마켓 성장도 기대
다양한 형태로 변신 가능한 유럽산 LCV 속속 국내 진출
현대차, 가격 경쟁력과 애프터서비스 앞세워 캠핑카 등 다양한 모델 내놔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경상용차(LCV)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인기 차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레저 인구 증가와 더불어, 프리미엄운송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마켓 규제 완화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는만큼 LCV에 대한 주목도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럽산 인기 LCV 들도 속속 국내 시장 상륙 작전을 벌이고 있다. 스타렉스 등 국산차가 사실상 독점하는 시장에, 높은 상품성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이베코는 4일 뉴 데일리 유로6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베코 제공

◆ LCV, 튜닝 규제 완화도 눈앞에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7년 승용밴(CDV)는 8만3004대 판매됐다.

10년 전인 2008년(3만9419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 들어선 지난 8월말현재 판매량이 5만236대로 2017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특장차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판매량이 2008년 1만294대에서 2017년 1만8385대로 10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특장차는 푸드트럭 등 상업용 차량 비중이 높지만, 미니버스나 리무진 밴 등 승합차도 포함된다. 올해에도 8월까지 1만1041대 판매되면서, 연말까지 전년 수준의 시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SUV보다 큰 차, 승합차가 인기를 누리는 이유로는 단연 레저 인구 증가가 꼽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캠핑 인구는 2016년 500만명 수준으로, 5년여만에 8배 이상 증가했다.

상용차를 캠핑카로 튜닝해주는 애프터마켓 업체도 최근 몇년 간 2~3배 가량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증언이다.

앞으로는 캠핑카 튜닝 규제도 대폭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캠핑카 튜닝은 승합차에 한해서만 가능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캠핑카 활성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10월께 결과를 받아본 후 검토를 거쳐, 올해 말께에는 트럭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계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캠핑카 수요 증가에 따른 규제 완화 요구에 따라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며 “연구 결과를 검토한 후 법률 개정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전용 차량 수요도 승합차 인기에 한 몫 한다는 것이 관계자 전언이다. VIP 차량으로 미니밴을 사용하던 기업들이, 리무진 등 품격을 갖춘 승합차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이다.

추후 콜버스와 같은 형태의 프리미엄 운송 사업이 시장에 정착하면 승합차 시장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공유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규제 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승합차가 리무진 등 다양한 형태로 변신하면서 '짐차'라는 인식을 떨쳐내고 있다"며 "대형 SUV로도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LCV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출시될 르노 마스터는 다양한 활용성으로 유럽 시장에서 인기 LCV로 자리잡았다. 르노 제공

◆ 유럽산 LCV 상륙작전 개시

이같은 상황에 유럽산 LCV들은 최근 들어 줄을 이어 국내 상륙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르노 브랜드는 올해 초 일찌감치 유럽 인기 LCV인 마스터 출시를 발표했다.

마스터는 1980년 출시 이후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LCV 모델 중 하나다. 12명에서 19명까지 탈 수 있는 승합차와 트럭인 섀시캡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유럽에서는 연 2000대 이상 판매된다.

국내에는 올해 말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2010년에 나왔던 3세대 모델이다. 배출가스 인증도 완전히 마무리했다. 우선 디젤엔진을 출시한 후, 전기차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코는 한 발 앞서 4일 뉴 데일리 유로6를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다. 뉴 데일리는 유럽에서 마스터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델이다.

작년 유럽에서 출시된 만 TGE. 전기 모델도 나왔다. 만 제공

데일리 역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상용밴과 섀시캡 두가지 모델로 출시했다. 특히 섀시캡 모델은 3.5t(톤)에서 7.2톤까지 폭넓은 확장성을 자랑한다.

역시 유럽에서 마스터와 뉴 데일리와 경쟁하고 있는 만트럭버스 TGE도 조만간 국내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TGE도 마스터와 뉴 데일리처럼 상용밴과 섀시캡 두가지 형태를 갖춘 모델이다. 유럽에서도 작년에 출시된 모델인 만큼, 경쟁 모델 대비 가장 수준 높은 첨단 장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만트럭버스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TGE 출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출시를 검토중이긴 하지만 전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쏠라티 무빙 호텔을 제작해 LCV의 폭넓은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사진은 쏠라티 무빙호텔에서 휴식 중인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 카이. 현대자동차 제공

국민 LCV 스타렉스 "문제없어" 

현대자동차는 이미 이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스타렉스와 쏠라티에 대한 대대적인 확장을 단행해왔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스타렉스로 보여줬다. 작년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캠핑카와 리무진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민 승합차'의 진가를 보여줬다.

특히 스타렉스 리무진은 승합차가 아닌 승용차로 분류해, 110km/h의 속도 규제 장치를 달지 않고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 밖에도 현대차는 어린이보호차, 3밴냉동차, 휠체어 등 다양한 용도의 스타렉스를 선보이고 국산 LCV 시장을 지켜낸다는 각오다.

스타렉스 리무진은 고급스러운 실내뿐 아니라, 승용차로 분류돼 110km/h 속도제한장치를 없애면서 주목받았다. 현대자동차 제공

쏠라티 역시 리무진과 투어, 어린이보호차 등 다양한 모습으로 판매 중이다. 올 초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현대 X SM 무빙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한 '쏠라티 무빙 호텔'을 선보이고, LCV가 얼마나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렉스와 쏠라티는 수입 LCV 대비 저렴한 가격과 뒤지지 않는 상품성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특히 상용차는 정비가 중요한 차종인 만큼, 현대차의 수준 높은 서비스망이 고객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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