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는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연예기획사의 1년 주가지수를 통해 2015년을 돌아봅니다. 올 한해 기획사별로 어떤 일이 있었고 살림살이는 어떻게 꾸려갔는지 숫자를 통해 정리해봤습니다. 12월 마지막주까지 월~화 지면과 온라인, SNS을 통해 연재됩니다.>

‘문화를 만드는 일’은 CJ가 가장 잘 하는 일. CJ그룹의 기업 광고 카피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자회사를 고르라면 CJ E&M이겠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문화산업,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이끄는 선두 기업은 CJ E&M이다. CJ E&M은 지난 2년간 영업이이익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 659억원(추정)을 벌며 2014년의 5배, 2013년 8배에 해당하는 흑자를 거둘 전망이다. 매출액 역시 상승하며 1조3,2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7.5% 이상 증가한 수치다.

CJ E&M의 올해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1년간 이어지는 방송사업 분야에서 콘텐츠 비용 투자 결실 및 광고 단가의 상승으로 발생했다. 특히 tvN의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의 고른 인기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 플랫폼 진출 등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며 수익은 물론 브랜드 가치까지 상승시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 엠넷닷컴의 음악(공연 온라인사업), 영화사업 등이 골고루 흑자를 냈다.

물론 CJ E&M의 2015년에 햇볕만 들지 않았다. CJ그룹의 수장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인한 영향도 분명했다. 이 회장의 실형 선고 소식에 CJ E&M을 비롯한 CJ 계열사들의 주가가 한때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다만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책이 가동되며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 '삼시세끼] 정선편(왼쪽)과 어촌편 사진=CJ E&M 제공

■일년내내 나영석 효과

올해 CJ E&M 방송산업은 ‘기승전나영석’이다. 나 PD는 CJ E&M이 가장 잘 하는 콘텐츠 개발의 선두에 있다. 나 PD가 연출한 ‘삼시세끼 정선편’(5월 15일~9월 11일)과 ‘어촌편’(1편 1월 23일~3월 20일 2편 10월 9일~12월 11일), 모바일 콘텐츠 ‘신서유기’(9월 4일~10월 2일)는 시청률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삼시세끼’는 자극적이고 화려한 예능프로그램들과 달리 힐링 예능으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했다. ‘삼시세끼’는 인기를 바탕으로 CJ E&M의 광고 단가를 상승시켰다. CJ E&M의 매출 비중(2014년 기준)은 방송(광고 및 수신료) 67%ㆍ영화(배급 및 투자) 17%ㆍ음악 및 공연 16% 등으로 방송 광고 비중이 가장 높다. 실제로 tvN의 오후 10시대 광고 단가는 400만원 후반대이고, 프라임타임으로 꼽는 금요일 오후 10시는 1,000만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과 유사한 수준이다. 방송 수익이 CJ E&M의 전체 성과를 좌지우지하는 큰 요소나 다름없다. ‘신서유기’의 경우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첫 공개 후 CJ E&M의 주가(9월 7일)가 전 거래일보다 3.06% 상승했다. ‘신서유기’는 프로그램 공개 이틀 만에 전체 재생수 1,400만명 돌파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신서유기’는 모바일 공개 후 약 13억원의 광고 수익을 냈는데 이는 지상파의 16부작 드라마 광고 완판 수준에 맞먹는 성과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서유기’의 성공으로 앞으로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개발과 제작이 CJ E&M의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과 '응답하라 1988' 사진=CJ E&M 제공

■지상파 안부러운 자체 콘텐츠

CJ E&이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자체 콘텐츠다. 시청자들의 눈높이, 입맛에 맞춘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들이 18개 채널에 고루 배치돼 지상파를 위협하는 방송사로 떠올랐다. 올해 CJ E&M의 각 채널에서 전파를 탄 드라마들은 ‘하트투하트’ ‘호구의 사랑’ ‘식샤를 합시다2’ ‘울지않는 새’ ‘신분을 숨겨라’ ‘슈퍼대디열’ ‘구여친클럽’ ‘풍선껌’ ‘오 나의 귀신님’ ‘두 번째 스무살’ ‘막돼먹은 영애씨14’ ‘응답하라 1988’(tvN), ‘실종느와르M’ ‘처용2’(OCN), ‘유미의 방’ ‘처음이라서’(온스타일) 등이다. ‘오 나의 귀신님’과 최지우를 케이블로 불러들인 ‘두번째 스무살’은 금토극의 부진을 단박에 깨고 평균 7%의 시청률로 3040대 시청층을 유입시키는 성공사례가 됐다. ‘응답하라’의 세번째 시리즈 ‘1988’은 전작보다 나은 드라마로 CJ E&M의 연말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콘텐츠다. 예능프로그램들도 강세였다. 먹방 쿡방 트렌드를 이끈 ‘집밥백선생’ ‘수요미식회’(tvN) ‘한식대첩3’ ‘비법레시피’(올리브) 등이 지상파 못지않은 시청률로 인기를 얻었다.

▲ '2015 MAMA' 사진=CJ E&M 제공

■한류매출 확대

CJ E&M은 한류를 타고 해외 진출에 성공한 문화기업이다. 콘텐츠 수출은 물론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 계열사들이 융합한 맞춤 아이템으로 한류를 공략하고 있다.

아시아의 음악축제인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와 세계 최대 한류컨벤션 ‘KCON’은 문화산업의 창조경제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한류 이벤트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서의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성공을 바탕으로 새해 중국 합작영화가 줄지어 개봉할 예정이고 홍콩 방송채널 사업도 본격화된다. 베트남, 인도네이사 등 동남아 현지사업도 추진된다.

특히 정부가 ‘MAMA’와 ‘KCON’을 전략점 거점으로 삼아 한류 확산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 CJ E&M에게는 호재다. 또 모바일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세대를 막론한 콘텐츠 공동 투자·기획·제작 등에 다각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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