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선과 악, 두 얼굴을 대표하는 박해일이 영화 ‘상류사회’로 돌아왔다. 극 중 정치가를 꿈꾸며 야망을 펼치는 교수 장태준 역을 맡아 치밀하면서도 허당기가 있는 인물을 표현했다. 박해일은 자칫 ‘밉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에 인간미를 입히며 관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박해일은 “‘상류사회’에는 내가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며 “혼자가 아닌 수애와 부부 콘셉트 역시 반가웠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수애(오수연 역)가 출연 제안을 먼저 했는데.

“만나기 전까지는 단아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수애의 출연작을 모두 챙겨본 건 아니지만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기질이나 모습은 다양했던 것 같다. 사실 데뷔도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 언젠가 어떤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상류사회’가 될 줄 몰랐다.”

-장태준이 그 동안 연기한 캐릭터와 달라서 출연하게 됐다고.

“캐릭터도 그렇지만 작품의 속도감과 장태준이 놓이게 되는 환경 등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장태준이 돼서 신나게 놀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또 부부라는 콘셉트로 수애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드라마를 따라가는 느낌이 어떨지 호기심이 강했다.”

-장태준이 비서 박은지(김규선)와 한 불륜행위는 어떻게 생각하나.

“유혹의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태준에게 은지는 혼란, 유혹, 욕망을 일으키는 캐릭터다. 우리 영화에서 모든 인물이 다 자신의 색을 드러내며 욕망을 표현하지 않나. 태준이 은지에게 갖는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다고 본다.”

-장태준과 박은지의 관계는 최근 논란이 된 특정 정치인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 시점이 맞지는 않는다. 촬영을 마쳤을 때도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 태준과 은지를 보며 그 사건을 떠오르는 건 자유다. 어찌됐든 영화는 현 시대의 것을 표현하는 매개체니까.”

-장태준의 허당기는 영화의 웃음 포인트로 작용한다.

“장태준이 인간미가 있는 인물이었으면 했다. 시나리오에도 명시가 된 것이기 때문에 나만 잘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장태준이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아니지 않나. 사실 정치판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의 기질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촬영장에서 중재 역할을 잘 했다고 수애가 극찬했는데.

“아니다. 수애가 오히려 더 현장을 잘 보는 친구 같다. (웃음) 나는 현장에서 무리 없이 가는 방식을 택했을 뿐이다. 수애가 예민하게 굴지 않고 스태프들과 잘 어우러져서 호흡을 해 나가는 게 너무 고마웠다. 예민하게 굴면 받아주고 챙겨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털털한 성격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살색의 향연’이다. 영화 속 파격적이고 적나라한 노출 장면에 대한 생각은.

“보이는 방식에서 과감함을 택했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이 정도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였다. 나를 포함한 출연배우들이 직접 소화해야 하는 장면들도 많았다. 액션배우가 액션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연기의 한 부분이니까. 그렇지만 굉장히 예민한 촬영인만큼 배우들끼리 모여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필요한 부분만 찍기 위해 의견 공유를 충분히 했다.”

-배우로서 어떤 욕망을 품고 있나.

“명확하게 한 가지다. ‘상류사회’를 포함해서 내가 가능할 때까지는 계속 해보고 싶은 작품을 만나 결과물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 관객에게 ‘쟤가 저런 것도 하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 ‘상류사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성인관객들을 위한 영화다.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소재로 과감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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