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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반도체주’가 미국발(發) 부정적 전망에 다시 한 번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초대형 투자은행(IB)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데다 반도체 업체 내에서도 수요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7일 오후 2시 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3.04%) 내린 4만4700원에,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3100원(3.93%) 하락한 7만56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처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한 건 전일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마이크론(-9.87%)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5.25%), KLA-텐코(-9.72%) 등이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2.67% 내렸다.

이번에도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 보고서의 파장이 컸다. 앞서 모건 스탠리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in line)’에서 ‘주의(cautious)’로 낮추며 관련주의 하락을 이끌었다.

숀 킴(Shawn Kim)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며 “3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어 투자에 신중한 견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D램(DRAM)의 경우 수요가 줄고 있고 재고·가격의 압박이 증가했다”며 “낸드(NAND)는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CNBC는 숀 킴 연구원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건 스탠리 ‘사운드 바이츠’에서 “실제 지난 2주간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요인인 PC, 모바일, 데이터 센터 등이 상당히 악화됐고 3분기에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며 “수요가 감소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재고가 축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또 브렌 히긴스(Bren Higgins) KLA-텐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현지시간) ‘씨티 2018 글로벌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12월 분기에 매우 강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재로서는 우리가 생각보다 약간 적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켰다. 그는 “9월은 여전히 가뭄으로 보고 있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연달아 나오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안바르자드(Amir Anvarzadeh) 싱가포르 어시메트릭 어드바이저스 연구원 또한 “주문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최종 수요가 감소해 반도체 산업의 실적 추세가 악화될 전망”이라며 “주문량이 급격하지만 단기적인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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