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③ 감출수 없는 '엘리엇의 속내'..."누구를 위한 주주가치 극대화인가"
[이슈추적]③ 감출수 없는 '엘리엇의 속내'..."누구를 위한 주주가치 극대화인가"
  • 김재웅 기자
  • 승인 2018.09.0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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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오랜 기간 소통 없어" 주장
새 개편안에 영향력 과시 목적…ISDS 개정 의식했을 수도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엘리엇이 왜 갑자기 현대차그룹을 압박하기 시작했는지 배경에도 궁금증이 커진다. 현대차그룹에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 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 ) 개정에 따라 발효 전 해결을 위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5월 지배구조개편안을 철회한 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서신 발송 이유를 밝혔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주주와 시장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런 의논도 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일 한미FTA 개정안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일 한미FTA 개정안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주장을 좀처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개편안을 내놓지도 않은 상황에, 굳이 서신을 보내 독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아직 새로운 지배구조개편안을 제대로 구상하지도 못한 상태"라며 "현대차그룹에 실제 개편안을 제안한다기 보다는, 대외적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개정 전에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한미FTA가 개정되면서 조만간 ISDS를 활용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ISDS는 한미FTA에 포함된 협약 중 하나다. 투자자가 국가 정책 등으로 이익을 침해당하면 정부에 손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ISDS는 외국계 자본이 마음놓고 '먹튀'를 할 수 있게 하는 무기로 이용돼왔다.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해 주가조작까지 해놓고도 정부에 3조원 규모 배상을 요구한 론스타가 대표적이다.

엘리엇도 ISDS를 이용한 전력이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지난 4월 정부를 향한 ISDS 소송 절차를 시작한 상태다.

현대차그룹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연금이 6월 30일 기준 모비스 9.45%, 현대차 8.44%, 글로비스 9.87% 등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 의결과정에서 경우에 따라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사건으로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이 시급하게 논의되지만, 정부가 추진하지 못하는 데에도 ISDS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부터는 엘리엇이 ISDS를 내세울 수 없게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한미FTA 개정을 통해 ISDS를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소송 남발을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정책에 대해서는 권한을 보호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행위가 투자자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ISDS를 제기할 수도 없게 했다.

정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양국 서명을 거쳐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치면 공식 발효된다"며 "이르면 올해 중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엇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서신을 보낸 것은 ISDS 개정과 전혀 관계 없다"며 "삼성에 ISDS를 제기한 것은 현대차그룹과 별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