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최대 수출시장' 중국이 사라진다
게임업계, '최대 수출시장' 중국이 사라진다
  • 팽동현 기자
  • 승인 2018.09.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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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ㆍ판호 발급 중단 외 게임총량제 규제까지
중국 게임업체가 거꾸로 국내 시장 잠식하기도

[한스경제 팽동현 기자]

최근 중국에서 실명인증제가 도입된 텐센트의 인기 모바일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플레이 화면. 국내에서는 넷마블을 통해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출처: IGN)
최근 중국에서 실명인증제가 도입된 텐센트의 인기 모바일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플레이 화면. 국내에서는 넷마블을 통해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출처: IGN)

[한스경제=팽동현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대박’을 꿈꾸며 향했던 중국 수출 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보복으로 닫혔던 문이 중국의 게임 규제로 더 굳게 걸어 잠겼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예전만큼의 수익을 올리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업종에서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의 여파가 조금씩 가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게임산업의 경우 과거 우리나라처럼 최근 중국 정부에서 직접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 ‘판호’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

익히 알려졌다시피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이다. 문 닫을 뻔했다가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가 흥행하면서 대형 게임사로 거듭난 스마일게이트의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 게임 수출 가운데 중화권(중국·대만·홍콩)이 차지한 비중은 매출 기준으로 36.4%에 달한다.

중국 시장은 과거부터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강한 영향을 받아왔기에 국내 게임사들로서는 최적의 공략 목표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공략은 중국 내 게임 서비스 라이선스인 ‘판호’를 발급받는 것부터 시작된다. 게임 내 재화를 팔려면 각 게임마다 중국 정부로부터 반드시 허가받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평균 한두 달 정도면 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래로 이 ‘판호’를 얻은 한국 게임은 여태껏 단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1년 반이 넘도록 중국에 신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3월에는 ‘판호’ 비준 주무기관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중앙선전부로 변경되면서 한국뿐 아니라 전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정치적·외교적 성격을 띠는 중앙선전부의 특성상 향후에도 더욱 까다로운 검열이 예상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취해지는 조치라 국내 게임사들로서는 대응할 방도가 전무하다. 마냥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정부에서 원만하게 잘 해결해주기를 바라지만, 일단은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전방위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 게임 규제 나선 중국정부…엎친 데 덮쳐

‘판호’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 길이 평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중국 교육부와 국민건강복지위원회 등 8개 부서가 ‘어린이와 청소년 근시 예방을 위한 관리·실행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근시 예방을 위해 학생들의 숙제량과 게임량을 동시에 줄인다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이 계획에 따른 ‘게임총량제’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 제한부터 신규게임 등록 제한에 이르기까지 게임에 대한 각종 규제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산업보호 기조가 강한 중국의 특성상 해외게임 대상으로는 별도의 규제가 운영될 수도 있다.

그동안은 ‘한한령’에 따른 ‘판호’ 발급 중단의 이면에는 자국 게임산업 육성 목적도 깔려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중국 정부의 행보는 게임 자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임업계의 ‘큰손’인 텐센트조차 지난달 인기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를 출시 6일만에 당국으로부터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판권을 확보한 한국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도 ‘판호’를 받지 못해 유료 게임아이템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며 ‘셧다운제’에 이어 최근 ‘실명제’까지 도입한 텐센트의 주가는 연초보다 30%가량 폭락한 상태다.

이에 대해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는 있어도, 중국 게임사들은 여전히 국내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게임이 역으로 한국시장을 잠식해가는 추세”라며 “게임 이용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국산 게임을 좀 더 아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앱 분석업체인 IGA웍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된 중국 게임 수는 총 136개로 전년대비 19%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매출 순위 상위 20위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수는 16개나 된다. 이 16종의 게임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총 19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2017 국내 중국 모바일게임 성적 보고서 발췌
아이지에이웍스의 2017 국내 중국 모바일게임 성적 보고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