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SK텔레콤의 하반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SK텔레콤 역시 영업이익 감소 등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 거래일 대비 6000원(2.26%) 오른 2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31일 대비 3.3% 올랐다.

◆ 정부 규제에 하반기 실적 악화 전망

SK텔레콤은 정부의 이동통신요금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KT·LG유플러스를 포함한 통신 3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냈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543억원, 영업이익 3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18%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선택약정할인폭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후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이 증가해 매출이 줄었다는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또 취약계층 요금감면 제도 시행으로 인한 매출 손실분도 통신사의 몫이 됐다.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 및 데이터 1GB 제공)의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실제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통신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 감소에도 이동통신전화 ARPU 하락폭이 커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주파수관련 무형자산상각비를 제외하면 영업비용 증가폭이 크지 않아 ARPU 상승 전환과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비통신 사업 부문 성장성 주목

다만 SK텔레콤의 실적 악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문재인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만큼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실적 악화 예측은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며 “하반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더라도 상반기 수준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서비스 업황보다 SK텔레콤의 장기적 전략 방향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중심 사업을 넘어서 통합적·포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비통신(Non-Telco) 사업 부문의 성장 현실화 여부가 기업 가치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DT캡스 인수를 통해 보안 분야에서의 성장성과 사물인터넷(IoT) 사업과의 연계성을 확보했고 11번가 분할은 인공지능(AI) 기반 ‘커머스 포털’로 변화하는 계기”라며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의 호조세와 옥수수, 뮤직메이트의 성장 가능성 또한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식 연구원 또한 “지배구조개편이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물적 분할 추진과 미디어·플랫폼·정보통신(IT) 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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