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벤투 감독 효과? 속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
벌써 벤투 감독 효과? 속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
  • 김의기 기자
  • 승인 2018.09.1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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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KFA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김의기 기자] “울리 슈틸리케(64ㆍ독일)도 처음엔 ‘갓(God)틸리케’였죠.”

12일 축구 전문가 신문선(60) 명지대 교수의 말이다. 그는 파울루 벤투(49ㆍ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2차례 국내 평가전(7일 코스타리카ㆍ11일 칠레전)에 대해 “개선된 점이 많아 긍정적”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이제 고작 두 경기를 치렀다. 벤투 감독에 대한 엄중한 평가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호, ‘만원 관중’ 앞 산뜻한 출발

벤투호의 출발은 좋다. 만원 관중 앞에서 펼쳐진 2차례 평가전을 1승 1무로 마감했다. 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칠레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7일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2-0) 승리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패다. 코스타리카와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각각 32위와 12위로 한국(57위)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다고 평가 받는 팀들이었다. 특히 칠레의 경우 아르투로 비달(30ㆍ바르셀로나) 등 호화 선수들로 포진한 팀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을 향한 우려도 컸다. 아울러 대표팀의 훈련 기간은 고작 2주 남짓이었다. 이를 감안한다면 2차례 평가전 결과는 꽤나 고무적이다. 벤투호의 기대 이상 선전에 축구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
 
◇물러서지 않는 ‘압박+점유율’ 축구는 달라진 풍경
벤투 감독은 두 경기 모두 자신이 선호하는 4-2-3-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선 부임 직후부터 공헌한대로 강도 높은 압박을 통한 점유 축구를 구사했다. 한국은 1군이 대거 빠진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마음껏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칠레는 코스타리카보다 몇 수 위 전력이었다. 칠레는 강한 압박과 점유 축구로 벤투호의 숨통을 조여왔다. 후반 초반에는 점유율 80대 20으로 칠레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은 그럼에도 시종일관 내려서지 않고 후방 빌드업을 통해 차근차근 흐름을 빼앗으려 했다. 이는 그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한국은 2연전에서 무실점 행진을 했다. 수비수 김영권(28ㆍ광저우)은 벤투호 압박 축구의 선봉에 서며 한국 축구의 고질적 불안 요소인 수비력 부재를 줄여 나갔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KFA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KFA 제공

 ◇ “이제 고작 두 경기, 과도한 해석 경계해야”

신문선 교수는 “지금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먼저 훈련 기간이 짧았고 단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 감독이 바뀌고 나면 ‘허니문 기간’이 있다”며 “특히 감독만이 아니라 선수들도 허니문이다. 남태희(27ㆍ알 두하일SC)나 새로 발탁된 선수들은 새 감독에 어필하고 싶고 모든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즉 모든 감독들 부임 초기 분위기는 밝다는 얘기다. 일례로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도 부임 초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한 축구 해설위원 역시 “벤투호 1기 선수들은 월드컵 비디오나 기술 위원들의 의견을 참고해 꾸려진 선수들”이라며 “벤투 감독이 선수 면면을 파악한 뒤 꾸려진 스쿼드에서 진짜 벤투의 컬러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예정된 우루과이(12일), 파나마(16일) 등과 평가전에서 벤투호의 색깔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벤투호 2기’에서 벤투 색깔 나올 전망
벤투 감독도 “K리그는 한 경기밖에 보지 못해 모든 걸 알기에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10월 평가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선수 운용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월 명단은 내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는 먼저 기술이 있어야 한다. 또한 대표팀에 대한 열망, 간절함도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 얼마든지 (명단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성용(29ㆍ뉴캐슬)은 “벤투 감독님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철학이나 무언가를 보여줄 수도 없는 짧은 시간이었다”며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서서히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