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계, 남북 경협 거대 시장 열리는 기회…관계 불확실 걱정"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대기업 총수들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초청받은 가운데, 재계에서는 기대와 불안감이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리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북미관계가 다시 얼어붙는 등 불확실한 앞날은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최대 화두는 ‘남북 경협’…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대신 김용환

청와대는 16일 오후 3시께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도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대신 참석한다. 특히 남북 경협과 대북사업에 무게를 둬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도 함께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업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남북 경협’이다. 정치적 문제는 남북 정상의 몫이지만, 화학적 결합을 위해선 경제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이를 계기로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앞당겨 질 것이란 의미를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낸 2014년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자료에 따르면 통일을 전제로 20년간 북한 인프라 건설에 드는 비용은 약 157조원이다. 전체 개발 금액을 약 561조원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5월 발표한 ‘그날이 오면’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 인프라 건설에 약 3년간 112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시티그룹이 6월 북한 철도와 도로 발전 투자액을 70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남북 경협, 북한 퍼주기?…재계 “거대 시장 열리는 최대 기회”

문제는 일각에서 남북 경협이 북한 퍼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 이어 기업들이 비용 충당 등 ‘들러리 역할’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사회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과도한 억측도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낙관적인 전망은 북한 개발과 관련해 ‘다시 없을 최대 기회’이라는 것이다. 실제 금융위는 당시 보고서에서 ‘통일은 한국경제에 유사 이래 최대의 기회’라고 적시했다. 조달 방법은 정책금융기관이 민간에게 50% 이상 대출, 민간 투자 30%, 북한 자체 창출 20%, 정부 출자 5~7.5%, 해외 원조 3% 등으로 집계했다.

미래에셋대우와 시티그룹 역시 민간 기업에게 수주나 매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선 폐쇄 또는 동결 조치가 이어질 수 있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대한상의 고위 관계자는 “대북제재와 현재 북미 관계를 고려하면 양면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이번 회담은 큰 의미(정부 중재 역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대기업이 ‘남북 경협’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면 정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기업들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기는 것은 확실시 된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큰 우산이 되는 만큼 기업들이 국제사회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는 주장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북한에 대한 투자 요청이 있지 않겠냐”며 “그런데 개선공단처럼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거대한 새 시장이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는 크다”며 “100년에 한번 있는, 다시 없을 기회”라고 전망했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