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메디톡스가 제약·바이오주의 투자 심리 개선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회계 처리 오류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메디톡스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 앨러간에 기술 이전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이노톡스’의 개발 계획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 임상 3상 지연으로 이노톡스 가치 저평가

앨러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개최한 ‘메디컬 에스테틱 데이(Medical Aesthetics Day)’에서 메디톡스로부터 도입한 이노톡스를 미간·눈가 주름 등 미용 용도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노톡스는 메디톡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상형 보톡스 제품으로 기존 분말형 보톡스와 달리 별도의 희석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시술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시술 용량을 정밀하게 산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앨러간은 2013년 9월 메디톡스와 이노톡스에 대한 3억62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지 5년 만에 개발 계획을 구체화했다. 앨러간에 따르면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노톡스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안에 임상 3상에 돌입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앨러간이 지난 5년 간 임상 3상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이노톡스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간 진척을 보이지 않았던 이노톡스의 임상 진입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이번 앨러간의 발표는 주가의 상승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많은 투자자들이 앨러간이 이노톡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이노톡스의 가치를 평가 절하했다”며 “앨러간은 이노톡스가 보톡스 시장 전체의 외형적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수출 부진이 주가에 부담 요인

다만 보톡스 수출 부진에 따라 메디톡스의 3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50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14% 줄어들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2개 분기 연속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따이공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과 계절성을 고려하면 적어도 4분기가 돼야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중국 따이공 단속이 심화되면서 중국향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달 1~10일 톡신 수출액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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