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야부터 뮌헨 정우영까지, 마르지 않는 '인천산 유스'
김진야부터 뮌헨 정우영까지, 마르지 않는 '인천산 유스'
  • 김의기 기자
  • 승인 2018.09.19 18:50
  • 수정 2018-09-19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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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김진야(왼쪽). /사진=OSEN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김진야(왼쪽). /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의기 기자]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이하 인천)는 ‘잔류왕’으로 불린다. 만년 하위권을 허덕이며 생존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꿋꿋이 잔류에 성공해 아직까지 강등된 적이 없다. 인천의 저력은 뿌리 깊게 다져진 탄탄한 유스 시스템에서 나온다. 기업의 메인 스폰스 없는 시민구단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스타들을 배출하고 있다. 마르지 않는 샘물인 인천의 유스 시스템은 다른 프로구단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검토할 만큼 모범사례로 꼽힌다. 
 
◇  ‘인천 유스 거친’ 한국 축구 미래들 

인천의 19세 이하 팀인 대건고. 이 팀의 미드필더 정우영(19)은 지난해 말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깜짝 입단했다. 크게 각광받지 않았던 10대 선수의 한국인 최초 입단이라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호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활약한 김진야(20ㆍ인천) 역시 대건고 출신이다. 둘은 광성중(인천 U15)과 대건고를 차례로 거친 ‘인천 유스 성골’로 불린다. 김진야는 금메달로 가는 여정까지 6경기 풀타임 뛰며 폭스 스포츠가 선정한 베스트 11에 뽑히기도 했다.

이승우(20ㆍ엘라스베로나)도 광성중을 거쳤고 이강인(17ㆍ발렌시아) 역시 인천 U12 팀에서 2년 간 활약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재능들이 인천 유스의 수혜를 받은 셈이다. 구단은 유스 시스템을 다져 좋은 선수를 끊임없이 배출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인천 프로팀 내에도 대건고 출신은 9명이나 된다. 유망주들을 직접 키운 뒤 프로로 배출하는 유럽형 유스 축구가 인천에서 실현되고 있다. 
 
◇  “선수들은 오로지 축구에만 몰두해라.”

인천 구단의 한 해 유스팀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10억 원 내외다. 대건고에는 3억~4억 원 정도 투입된다.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다. 대건고 축구부 담당자는 “대신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칙을 내세웠다. 선수들이 오로지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대건고는 카톨릭 미션스쿨이다. 대건고 교장 신부는 축구팀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선수들에 특별 배려를 해준다. 선수들의 가장 큰 고충이 학업이라는 점을 파악해 이를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선수들은 국어, 영어, 사회 세 과목에 한해서 평균 점수의 30%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35명 중 10명이 미달 될 정도로 애들은 공부에 치를 떤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이에 강압적인 훈육이나 나머지 공부가 아닌 미달자에게 인터넷 강의나 과제로 이를 보완했고 결국 전원이 커트라인을 넘을 수 있었다. 그라운드에서 훈련도 체계적이다. 정우영을 이끈 임중용 전 대건고 감독은 독일 구단 베르더 브레멘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구단은 유스 지도자들의 해외 유학을 풍부하게 보장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일로 간 정우영도 이러한 덕을 본 케이스”라고 했다. 

인천 대건고 시절 정우영. /사진=OSEN
인천 대건고 시절 정우영. /사진=OSEN

 
◇  선수들은 ‘시그널’, 구단은 ‘콜업’ 
대건고 축구 훈련장과 숙소는 인천 승기하수처리장 내에 위치해 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인조잔디 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천연잔디 구장은 인천 프로팀의 훈련장이다. 어깨너머 프로 선수들의 훈련을 보고 배우며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어린 선수들도 기량을 뽐내며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2군 리그 격인 R(리저브)리그 경기에 자구단 산하 유소년 선수는 경기 중 최대 4명까지 출전 가능하다. 인천 코치진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관찰하며 눈에 띄는 유스 선수가 있다면 콜업(Call-up)할 수 있다.

대건고는 10년 동안 60명의 선수를 배출했는데, 이 가운데 14명이 프로 무대를 밟았다. 인천이 다져놓은 유스 환경 덕에 지방에서도 인천으로 ‘축구 유학’을 오고 있을 정도다. 관계자는 “대표팀과 K리그에서 대건고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띄면서 입단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