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근 출시차 대부분 2세대 ADAS 탑재…현대스마트센스·파일럿어시스트 등
보통 스티어링 휠에 버튼 달려 있어…벤츠·포르쉐는 왼쪽 컬럼식 작동
제네시스 G80으로 HDA 써보니…폭우 속에서도 안전하게 잘 달려

[한스경제=김재웅 기자]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대형차는 물론이고, 준중형 세단까지도 2세대 주행보조장치(ADAS)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운전 부담을 조금은 덜어낼 정도는 된다.

아쉽게도 아직 실제 사용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신뢰도가 낮은 탓이다.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ADAS가 장착된 차를 구매하고서도 제대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

ADAS가 장착된 새 차를 뽑았는데도 여전히 써보지 못했던 당신. 꽉 막히는 귀성길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조심스레 버튼을 눌러보는 건 어떨까.

꽉 막히는 귀성길, 자율주행 기능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스포츠경제DB

◆ 내 차도 자율주행 가능할까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자들의 ‘풀옵션’ 선호는 유난스러울 정도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풀옵션이란 최상급 트림에 모든 옵션을 장착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편의 기능에 민감할 뿐 아니라, 중고차 판매도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중형급 이상 차량을 구매했다면 ADAS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는 컴팩트 SUV나 준중형 세단까지도 적용이 확대됐다.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다. ACC는 스스로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달리는, LKAS는 차선을 인식하고 차선 중앙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브랜드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소 다르다. 대부분 ACC라는 이름을 쓰지만, 현대·기아자동차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로 칭하고 있다.

ACC와 LKAS에 내비게이션까지 결합하면 사실상 반자율주행이 된다. 현대·기아차의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 볼보 파일럿 어시스트, 아우디 트래픽 어시스트, GM 슈퍼 크루즈 등이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라고 불렀다.

사용 가능한 도로가 고속도로/시내 인지, 내비게이션이 얼마나 얼마나 개입하는지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다만 일정 시간동안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고도 스스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은 같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ADAS 작동 버튼을 달고 있다. 다른 브랜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붉은색은 ACC 활성화. 노란색은 ACC 작동. 파란색은 앞차와 간격 설정. 김재웅기자

◆ 어떻게 사용하면 되나요

소비자들이 ADAS를 사용하지 못하는 또다른 이유는 작동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익숙하지 않은 기능이라서 쉽사리 눌러보지 못한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온다.

ADAS 작동법 역시 브랜드 별로 차이가 있다. 대체로 스티어링 휠 버튼을 활용하면 되지만, 따로 작동 스위치를 만든 차도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 ASCC는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있는 ‘MODE' 버튼을 누르고, ’SET' 스위치를 아래로 한 번 내리면 작동하게 된다. 위로 올리면 설정 속도도 높아진다. ‘CANCEL’을 누르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취소된다. 그 옆에 있는 자동차 모양 버튼을 눌러서 앞차와 간격을 설정할 수 있다.

그 밖에도 BMW와 볼보 등 자동차 브랜드 대부분은 스티어링 휠 버튼을 이용해 ACC를 작동하게 했다. LKAS는 기본 작동 상태로 설정하는 것이 대부분, 스티어링 휠 왼쪽 안이나 센터페시아에 버튼을 달아놓는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는 다르다. 스티어링휠 왼쪽 방향지시등 밑에 또다른 컬럼식 레버를 이용한다. 당기면 ACC를 사용가능한 상태로, 여기에서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ACC가 활성화된다. 레버를 올리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제네시스 G80의 HDA 기능은 폭우가 내리는 강원 지역 고속도로에서도 흔들림없이 잘 달려줬다. 김재웅기자

◆ 믿을 수 있을까…폭우속의 제네시스 G80은

ADAS는 믿음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손을 스티어링 휠에 얹고 브레이크도 언제든 밟을 수 있게 해야하지만, 두려움이 있으면 금새 꺼버리고는 앞으로도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폭우가 내리던 어느날. 제네시스 G80을 타고 ADAS의 현주소를 확인해봤다. 약 200km 가까운 거리. 고속도로와 시내를 8:2 비율로 다녔다.

인식 장치가 갑자기 고장나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을까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이 수시로 ADAS 센서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많은 비가 내리자, 계기반에 ADAS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가 출력됐다. 비가 잦아들자 경고 문구는 금새 사라졌다.

LKAS는 차선을 한 번 인식시키면 왠만하면 차선을 놓치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는 손만 올려놓아도 스스로 차선을 잘 지켜준다. 대신 자동차가 차선을 읽고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보통 계기반에 차선유지보조장치등이 초록색으로 변한다.

ACC는 완벽하다. 앞차는 물론이고, 정상 범위에서 차선 변경을 하는 자동차까지 확인하고 속도를 줄여준다. 3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으면 작동을 할 수 있다.

차가 막히면 ACC가 효용을 극대화한다. 한 번 켜놓으면 앞차를 따라 알아서 정지한다. 다시 출발하려면 조절 스위치를 살짝 건드리면 된다. 아우디의 트래픽 어시스트가 이 쓰임을 특화시킨 기능이다. 

HDA는 반자율주행에 가깝다. 고속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LKAS와 ACC뿐 아니라 내비게이션까지 주행을 돕는다. 심한 굽이길이나 과속방지카메라가 나타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준다.

그렇다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안된다. 운전자 개입이 지나치게 없으면 알림음과 함께 경고등이 켜진다. 그래도 계속 손을 떼고 있으면 ACC가 꺼진다.

조향이 많은 국도에서는 손을 놓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LKAS 개입 정도가 아직은 크지 않아서다. 굽은 길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길에서도 LKAS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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