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유 4사, 명절 상여금 없어...성과급 지급으로 이미 '대박'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추석 연휴가 5일 동안 이어진 가운데 기업 48.9%는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100만원 이상의 상여금을 준비했다. 

그렇다면 '억 소리'나는 두둑한 연봉과 두 자릿수 평균 근속 연수로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정유업계의 명절 상여금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추석을 포함해 명절 상여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사진= 각 사 홈페이지 

◆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 기업 48.9%…대기업은 60.9%-평균 119만원 지급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88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9%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동일 응답 기업을 기준으로 지난해(54.5%)보다 5.6%p는 감소했다. 상여금 지급 계획은 대기업이 60.9%였고, 중소기업은 48.6%다. 

직원 1인당 평균 상여금은 62만원으로 지난해(66만원), 2016년(71만원)보다 줄어들었다. 대기업은 평균 119만원이라고 답했고, 중견기업(76만원), 중소기업(59만원) 순이다. 대기업 상여금이 중소기업의 2배 이상이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88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9%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진=사람인

◆ 정유업계, '취준생 선망' 삼성전자보다 많은 연봉-긴 근속 연수

정유업체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업계 호황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보다 많은 연봉과 긴 근속 연수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정유업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8900만원), GS칼텍스(7066만원), 에쓰오일(7667만원), 현대오일뱅크(4600만원)의 직원 평균 급여는 7058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원(약 1억4116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두둑한 연봉을 챙겨주다 보니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도 짧지 않았다. SK에너지의 평균 근속 연수는 20.96년으로 업계에서 가장 길었고, 에쓰오일이 15.79년, GS칼텍스가 15.2년, 현대오일뱅크가 14.4년이다. 이들 4개사의 평균 근속 연수는 16.6년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급여는 4300만원, 평균 근속연수는 11.4년이다. 정유업계 상반기 평균 급여(7058만원)와 근속연수(16.6년)를 비교해 한참 못 미친다.

SK에너지는 명절 상여금은 따로 없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작성하면서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연합뉴스

◆ 추석 상여금도 '기름밥'이 최고?

국내 산업에서 최고 임금 수준을 자랑하는 정유업계. 추석 상여금도 역시나 '기름밥'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국내 정유 4개사는 하나같이 "올해 추석은 물론 명절 상여금은 따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현대오일뱅크가 명절 상여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연봉에 포함된 일부 금액을 설날과 추석에 나눠 지급하는 것으로 연봉 이외의 추가 수당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명절 상여금이 없음에도 정유업계가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이유는 최근 업계 호황에 따른 성과급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만 억대에 가까운 평균 급여를 자랑한 SK에너지는 올해 초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직원 평균 연봉은 적정 수준이지만, 성과에 따른 보상은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 회사 기조이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3조23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SK에너지를 포함한 계열사들은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역시 "주기적인 상여금은 없지만,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은 "연봉 이외에 추가 성과급은 따로 없으며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면 책정된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 연봉 수준이 높은 것은 실적에 따른 보상의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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