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임민환기자

2016년 KBO리그에는 두 개의 신축구장이 팬들 앞에 선을 보인다. 고척스카이돔이 한국프로야구에 돔구장 시대를 활짝 열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문을 연다.

제일기획 이관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은 삼성 구단의 출발점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다.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부터 지난 시즌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한 대구 시민야구장을 떠나 올해부터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건설 중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새 둥지를 튼다. 총 사업비 1,666억원을 들여 2013년 6월 착공한 이번 공사는 오는 2월25일 완공 예정이다. 김만태 관리소장은 "현재 공정률은 91%다.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미 그라운드에는 천연 잔디 식재가 완료돼 야구장의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다. 120대의 스피커가 경기장 곳곳에 설치됐고, 아직 좌석은 놓이지 않았다.

구장에 들어선 순간, 타 구장과는 다른 점 몇 가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그 동안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팔각형 구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외야 펜스도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돼 있고, 외야 양 끝 지점에 각이 져 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구장의 독특한 구조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야구장 밖으로 '건물'이 아닌 '숲'이 보인다는 것 역시 차별점이다. 새 야구장 주변 녹지율을 50% 이상 확보해 자연친화적 구장을 완성했다.

신축야구장은 연면적 4만6,943㎡에 지하 2층, 지상5층 규모다. 관중석은 2만4,000석이고, 최대 수용인원은 2만9,000명이다. 홈플레이트와 중앙 펜스 간 거리는 122m, 좌우는 99m다. 규모가 큰 구장이지만 막상 내야석에서 바라본 그라운드는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경기장 어느 위치에서든 그라운드가 잘 보이도록 설계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내야 관람석에서 1·3루 베이스는 18.3m로 가깝다. 또한 5층에서도 높이에 비해 그라운드가 가깝게 느껴진다. 메이저리그식 설계에 비밀이 담겼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처럼 돌출형 스탠드(캔틸레버) 방식을 도입해 상부의 스탠드를 기존 야구장보다 7.4m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내야석은 개방형 통로 형태로 돼 있어 관중들이 이동 중에도 경기 상황을 확인하게 했다.

▲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 /대구=임민환기자

전광판의 모양도 독특하다. 가로 36m, 세로 20.2m 크기의 전광판은 초고화질(UHD)급 1,900만 화소로 깨끗한 화질이 돋보였다. 직사각형 모양의 전광판의 위쪽과 좌우에 1·2·3루 베이스를 형상화 해 배치했다. 주자 상황에 따라 이 부분에 불이 들어와 경기 진행 파악을 쉽게 한다는 계획이다. 내야 전체를 두르는 띠 전광판 설치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라운드에는 메이저리그 '흙'을 도입했다.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 주루 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를 깔았다. 워닝 트랙에는 국내 최초로 화산석을 도입했다. 시즌 중 그라운드 관리 역시 '메이저리그급'으로 할 예정이다. 시공을 담당한 비컨설츠가 메이저리그와 연계해 그라운드 키퍼로 시즌 중 그라운드 정리를 맡을 예정이다. 이 역시 국내 최초 시도다. 내부에는 면적 1,111.23㎡의 실내훈련장과 라커룸 등 선수들의 편의 시설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 대표 야구장으로 팬들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볼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마케팅 부분부터 체계적으로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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