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국경제는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국내 경기도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 국내 4대그룹의 새해 전략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삼성그룹의 화두는 ‘위기’였다. 글로벌 라이벌 들의 급부상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 성숙도가 확대되면서 모바일 경쟁력은 답보 상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이건희 회장이 주창한 5대 신수종사업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신성장동력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우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신성장동력 발굴로 그룹 개혁을 주도하고 나섰다.

▲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자·바이오·스마트카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1월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 가지 않는 대신 국내에서 새해 사업전략을 짜는 데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전장사업팀 신설…그룹 역량 총 집결

삼성은 지난해 스마트카 사업 진출을 알리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조직 개편에서 자동차전자장비사업팀(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15년만에 자동차 사업 부활을 알렸다.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 연합뉴스

특히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속으로 지휘하게 하고 박종환 부사장을 팀장으로 앉히면서 그룹 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은 카인포테인먼트, 운전지원시스템 ADAS, 커넥티비티 운영체제, 인버터·배터리팩 등 전기차 구동부품의 네 가지 영역으로 스마트카를 구성할 계획이다.

먼저 인포테인먼트는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차량 내에서 통신기능이 가능한 텔레매틱스와 내비게이션, 차량용 미디어 기기 등을 뜻한다.

텔레메틱스는 차량 사고시 긴급구조, 도난차량의 위치추적, 원격 차량 진단, 교통정보 제공 기능을 제공하며 현재 4G LTE 플랫폼을 갖춘 제품이 상용화된 상태다.

운전지원시스템 ADAS는 AVN과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실현할 예정이다.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결합한 AVN은 중앙정보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할 계획이며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은 HUD보다 진화한 형태로 일반 헤드램프와 달리 무인주행에 맞는 인공지능 부품이 장착될 전망이다.

커넥티비티 운영체제는 하드웨어 전장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기능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 MS의 윈도인더 카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전기차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배터리팩과 차량 공조시스템의 냉매를 압축하는 전동 컴프레서, 자통차 배터리 직류전원을 교류전원으로 변환해 모터를 구동하는 인버터(AC<->DC) 등 핵심 부품도 개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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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실한 강자가 없는 스마트카 시장은 다양한 기업들이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스마트카 시장 규모가 내년 2,740억달러(310조4,000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랜드포스 보고서에 의하면 오는 2020년에는 스마트카 비율이 75%에 이를만큼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무인주행 관련 스마트카 사업에 뛰어들면서 삼성도 내년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스마트카 사업을 위해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포함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해 사업을 진행한다. 더불어 해외 파트너사와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장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실제로 삼성전자는 독일 BMW, 일본 파나소닉과 손잡고 스마트카의 운전을 돕는 ‘인텔리전스 어시스턴츠’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 장치는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덧붙여 스마트홈 기능과 연결함으로써 집에서도 스마트카 조정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독일의 아우디와도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나선다. 이를 통해 D램에서는 20나노 LPDDR4, 낸드에서는 10나노급 eMMC 5.1 제품을 각각 아우디 차량에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아우디와 전략적 제휴로 스마트카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 삼성바이로직스에 3조원 투자…바이오 육성 집중

삼성이 최근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또 하나의 미래 성장동력은 바이오 부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1,790억달러(약 211조원)에 달하며 2020년에는 규모가 2,780억달러(약 3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 달러·약97조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또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앞으로도 고속 성장해 2020년이면 규모가 2,780억 달러(약 3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중에서도 CMO 시장은 2012년 46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2017년 72억달러(약 8조5,000억원)로 연평균 9.4%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란 전자업계의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이나 반도체 업계의 파운드리(수탁생산)와 비슷한 개념이다. 약품 개발은 하지 않고 제약사의 의뢰를 받아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 의약품 전문 생산기업(C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전폭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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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8,500억원을 투자해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간 생산 능력 18만 리터(ℓ)로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인 제3공장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 제2공장(15만ℓ)을 합치면 연간 36만ℓ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삼성은 1공장부터 3공장까지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립에만 총 3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가동하면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CMO)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간 생산 능력 18만 리터(ℓ)로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인 제3공장의 기공식에서 관계자들이 발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부문은 IT이며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는 바이오”라고 했을 만큼 바이오 분야는 그룹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이 한국을 찾아왔을 때 긴급히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2014년 스위스 바젤에서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의 세베린 슈반 CEO와 미팅을 했고 지난해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인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지오바니 카프리오 CEO와 만나는 등 파트너십에 대한 구상을 진행해 온 것.

▲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 연합뉴스

바이오 부문은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오는2020년까지 매출 60조원의 글로벌 의식주휴·바이오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오부문에서만 1조8,000억원대의 신규 매출 창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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