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약 열흘 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BIFF는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갈등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벌어진 영화단체들의 보이콧이 완전히 봉합된 뒤 처음 치르는 영화제로 국내외 많은 스타들이 부산 땅을 밟을 예정이다. 이용관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는 지난 3~4년 간의 어려움을 마감하고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화합과 정상화,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라고 다짐했다.

■이나영부터 류이호까지..별들의 축제

많은 국내외 스타들이 영화제를 찾아 부산 밤을 수놓는다. 이나영은 부산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로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하울링’ 후 6년 만에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이나영은 4일 개막식에 이어 5일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픈 토크에 참석하며 관객을 만난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박해일 문소리(위쪽부터), '막다른 골목의 추억' 최수영

영화 ‘암수살인’ 개봉을 앞둔 김윤석, 주지훈, 김태균 감독은 6일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인사에 참석한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유아인과 전종서도 같은 날 열리는 오픈 토크로 관객을 만난다. 위안부 관부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의 주역 김희애, 김해숙, 민규동 감독도 7일 오픈토크에 참여한다. 박해일, 문소리는 장률 감독의 신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로 부산을 찾는다. 소녀시대 수영은 첫 스크린 주연작인 한일 합작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으로 관객과 만난다.

해외 영화인들의 방문도 줄을 잇는다. ‘아사코 I&II’ 주인공인 카라타 에리카와 히가시데 마사히로는 4일부터 6일까지 부산에 머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로 칸 영화제에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야기라 유야는 뉴 커런츠 부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여명’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영화 '모어 댄 블루' 류이호(왼쪽부터) 진의함./해당 영화 스틸

중화권스타 류이호는 올해만 네 번째 내한한다. 대만 첫사랑 아이콘으로 불리는 진의함과 함께 신작 ‘모어 댄 블루’로 부산을 찾는다.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최초 공개되는 영화인만큼 4박 5일 동안 영화제 관객을 만난다.

해외 유명 감독 역시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일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신작 ‘미래의 미라이’로 영화제 문을 두드린다. 홍콩의 관진펑 감독은 중국 톱스타 바이바이허와 함께 신작 ‘초연’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업그레이드’ 등 독창적인 공포물과 액션물을 만든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대표 제이슨 블룸도 부산 땅을 밟는다.

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사카모토 류이치는 ‘IS YOUR TIME ? BUSAN VERSION’ 전시를 비롯해 개막식의 개막 공연을 진행한다. ‘곡성’으로 유명한 쿠니무라 준은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 세계 영화제 달군 명작 먼저 만난다

영화 '퍼스트맨' 스틸./

올해 영화제에서는 세계 유수 영화제를 달군 작품을 공식 개봉일보다 먼저 만날 수 있다. 부산 관객의 기대를 모은 작품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퍼스트맨’이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전기영화다. ‘라라랜드’를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가버나움’도 공개된다. 레바논 베이루트 슬럼가에서 살아가는 열두 살 소년의 삶을 통해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가혹한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의 거장 영화인으로 불리는 오선 웰스 감독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베니스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도 영화제 기간 동안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이탈리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도그맨’ 역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거칠고 폭력적인 남자와 종속적 관계에 얽매여 있는 소심한 남자의 고난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올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마르첼로 폰테가 부산을 찾아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강력 추천한 스웨덴 일리 입바시 감독의 ‘경계선’도 기대작이다. 이상한 외모를 지녔지만 밀수범들을 기가 막히게 식별해내는 능력을 갖춘 출입국 보안요원 이야기를 담는다. 독창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다는 평가다.

■ 관객 참여 확대..영화제 위상 살린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관객 참여를 늘리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다. 영화제 정상화에 나서며 지역 커뮤니티와 결합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올해 첫 시행되는 ‘커뮤니티 BIFF’는 관객들이 체험하고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관객이 보고 싶은 영화를 주문·상영하는 일종의 프린지 페스티벌 형태로 열린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모퉁이극장, 퍼니콘,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문화재단 등 6개 기관 등이 공동주관한다. 5일부터 10일까지 영화제 태동지인 원도심의 중구 남포동과 광복동 일원에서 열린다.

이용관 이사장은 “시민참여·관객참여형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으로 페스티벌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초청작은 79개국 323편으로 지난 해 76개국 300편에서 3개국 23편이 늘어났다. 월드프리미어 부문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 등이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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