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잘 만든 지적재산권(IP)으로 열 게임 부럽지 않은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IP의 재발견은 웹젠의 ‘뮤 오리진’,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 등 모바일 게임을 신호탄으로 다양한 범위에서 무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게임에서 게임으로의 단순 재창조를 넘어 문화-산업 영역까지 범위를 확대해 올해 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 엔씨소프트, 리니지 IP 멀티유즈 다각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 출시 17주년을 맞아 다양한 IP 활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PC·온라인 게임 집중도 심화에 대한 우려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리니지 BI. 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는 1998년 출시돼 MMORPG의 효시로 불리며 현재까지 서비스를 지속해 오고 있다. 다양한 기록과 유저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가 장기간 준비해 온 리니지 기반 원소스 멀티유즈가 올해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 L(가칭)’은 원작 리니지 게임을 모바일 환경으로 옮긴 모바일 RPG로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PC에서만 할 수 있던 리니지를 모바일에서 구현한다는 것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PC 온라인 ‘리니지’가 가지고 있는 기존 MMORPG의 감성과 특징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개발되고 있으며 올 상반기 테스트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리니지 프로젝트L 원화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다만 초기 버전은 PC 게임과 같은 서버가 아닌 별도의 영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모바일 전용 신 서버를 먼저 오픈하고 추후 현재 PC버전의 50여개 서버를 차차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자동사냥이 지원되며 PC버전과 달리 조작의 다양화를 구현할 아크셀렉터가 도입될 전망이다. 아크셀렉터는 조작 원리인 드래그-탭-터치 등 관련 기능을 합쳐 학습 없이도 조작할 수 있는 모바일용 시스템이다.

더불어 별도의 버전으로 출시될 모바일 RPG 레드나이츠(프로젝트 RK)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원작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용자는 PvP(이용자간 대결)와 PvE(이용자와 프로그램의 대결)가 공존하는 사냥과 점령, 혈맹 단위 공성전, 게임 내 거래 시스템, 커뮤니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 레드나이츠 원화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 게이머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전투 공간 ‘리니지 토너먼트’는 서비스 종료 3년여만에 ‘리니지 콜로세움’으로 부활할 전망이다. 리니지 토너먼트와는 달리 동일 클라이언트에서 구현돼 접근성을 높였고 결투 신청, 관전, 응원 기능 등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올 상반기 적용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리니지 출시 17주년을 맞아 피규어 전문 제작 스튜디오인 5PROSTUDIO(오프로스튜디오)와 손 잡고 ‘마법인형 피규어’를 판매한다.

▲ 리니지 IP 활용 마법인형 피규어. 엔씨소프트 제공

 

세 가지 세트로 출시되는 마법인형 피규어는 Vol.1과 Vol.2, 크리스마스 한정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세트에는 각 피규어와 함께 게임 내 아이템(마법인형 주머니, 오림의 가넷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너스 쿠폰이 동봉돼 있다.

■ 넥슨, 애니메이션으로 게임 IP 가치 확장

넥슨은 올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자사의 게임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 넥슨 제공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는 '클로저스' '엘소드' '아르피엘' 등 세 개 타이틀의 캐릭터, 스토리, 콘셉트를 활용해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하는 내용이다. 게임 IP의 가치를 확장하고 유저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고 넥슨은 설명했다.

▲ 넥슨의 게임 IP 기반 애니메이션 1차 포스터. 왼쪽부터 클로저스, 엘소드, 아르피엘. 넥슨 제공

 

이번 프로젝트는 스튜디오애니멀, 디알무비(DR MOVIE), 레드독컬처하우스 등 국내 유수의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스튜디오가 메가폰을 잡는다.

먼저 스튜디오애니멀이 담당하는 클로저스는 12부작(각 12분)의 ‘클로저스: SIDE BLACKAMBS'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엘소드는 디알무비의 ‘엘소드 엘의 여인’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총 12부작(각 12분)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레드독컬처하우스는 ‘아르피엘 6개의 운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모바일 게임 아르피엘 재해석에 나섰다. 아르피엘 6개의 운명은 총 11부작(각 12분)으로 제작된다.

넥슨의 시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넥슨은 자사의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 페스티벌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를 통해 피규어 등 다양한 유저 창작물을 공개했다. 사전 선발된 아티스트(유저) 57개팀은 약 80여종의 2차 창작물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약 2,500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 넥슨 2015 네코제 전경. 넥슨 제공

 

특히 자선경매 이벤트 수익 총 343만원은 한국메이크어위시 재단에 전액 기부돼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는데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세계관 스크린에

세계적인 게임 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전략게임 ‘워크래프트’를 영화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6년 영화화 소식 발표 이후 10년만에 개봉을 앞둔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인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레전더리와 유니버설 픽쳐스가 준비 중인 작품이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서로 다른 차원에 살고 있던 인간과 오크가 하나의 세계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첫 번째 전쟁을 그린 판타지 액션물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단순 괴물과의 대결, 즉 선과 악이 아닌 영웅과 악인의 탄생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오크족의 영웅 듀로탄(토비 켐벨)과 인간 종족의 영웅 우서(트래비스 핌멜)가 각각 절반씩 담겨 있다.

▲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공식 포스터.

 

'더 문' '소스 코드'를 연출한 던칸 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모은 가운데 ‘매기스 플랜’ ‘바이킹스 시즌3’에 출연했던 호주 출신의 배우 트래비스 핌멜과 ‘킬 유어 달링’ ‘챔피언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비쳤던 벤 포스터 등 다양한 배우들이 열연한다.

특히 게임 워크래프트가 세 번째 시리즈까지 나온 대규모 게임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시리즈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PC방에서도 매주 톱10에 들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개봉 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IP를 활용한 콘텐츠가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어 게임과 문화·엔터테인먼트의 공존을 실감케 하는 것 같다”며 “IP의 가치 상승을 통해 게임 업계의 글로벌 진출 활로 모색은 물론, 유저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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