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단독인터뷰] ‘한류 파워맨’ 양근환 키이스트 엔터총괄사장

자고 일어나면 스타가 되는 세상이다. 스타는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을 넘어 한류의 별은 아무나 될 수 없다. 과거처럼 연예인 혼자 연기에(혹은 노래에 춤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 해서 한류스타로 클 수 없다. 비옥한 토양, 적절한 관리 하에 알곡이 여물 수 있듯이 스타도 마찬가지다. 스타 개인이든, 드라마든, 음악이든 한류를 개의치 않고 생산할 수 없다.

한류를 통틀어 레전드는 단연 욘사마 배용준이다. 2002년 배용준이 드라마 겨울연가로 싹을 틔운 한류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배용준에 이어 한류를 이끄는 ‘영웨이브’의 선두주자는 김수현이다. 배용준이 일본에서 한류를 창조했다면, 김수현은 13억 중국 인구에게 영향을 미친 한류스타라 해도 무리가 없다. 이 선후배 한류스타의 곁에 공통된 지원군이 있다. 슈퍼 한류스타를 두 명이나 배출한 양근환 키이스트 엔터총괄사장이다. 배용준의 일본 팬들은 양 사장을 두고 ‘욘사마’에 빗대 ‘양사마’라고 부를 만큼 친근하다. 또 김수현의 전세계 팬들은 양 사장의 SNS 계정에 안부를 물을 만큼 거리감이 가깝다.

양 사장은 올해 또 한 명의 한류 루키를 빚어냈다. 박서준은 드라마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데뷔 4년 만에 로코킹으로 성장했다. 한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양 사장에게 2015년 한류를 되돌아보고 2016년 새해 계획을 들어봤다.

-2015년 키이스트의 매니지먼트를 평가해달라.

“키이스트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왕성한 한 해였고, 그 성과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던 한 해였다. 배우들이 드라마, 영화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기존 배우의 영입 및 기존 배우 재계약과 신인 배우들의 데뷔도 많았던 해였다.”

-구체적인 성과를 꼽자면.

“’별에서 온 그대’ 이후부터 이어져 온 김수현의 연기력과 스타성은 지난해 초반 방영된 드라마 ‘프로듀사’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스타 중 톱5에 선정되는 등 세계의 집중 관심을 받는 배우로 계속 성장 중이다. 또 주지훈이 드라마 ‘가면’으로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이끌며 재조명을 받았다. 특히 박서준은 ‘킬미,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인정받은 연기력과 스타성이 광고파워로 이어지며 주연급으로 우뚝 섰다.”

-여느 해보다 배우들의 재계약과 영입이 많았다.

“박서준과 이현우가 계약 기간 중 재계약했고, 손현주 손담비 엄정화-엄태웅 가족, 인교진 안소희가 새로운 식구로 합류했다. 개인적으로는 배용준-박수진의 결혼, 한식구가 된 인교진-소이현 부부의 출산이 기쁘다. 사업적인 부문은 아니지만 스타가 아닌 사람으로서 좋은 결실을 이룬 점에서 역시 뿌듯하다.”

-결실이 많은데 아쉬웠던 점은 없나.

“군 복무 중인 김현중의 송사가 유감스럽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라 조심스럽다. 최선의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이지아 이후로 몇 년 동안 내세울 만한 여성 신인 배우가 부재했다. 밸런스를 맞춰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키이스트 매니지먼트의 새해 계획은.

“매니저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실장 직급을 확대해 본부로 나눴다. 소속 연예인들이 변함없이 좋은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하기 위해 조직을 다시 꾸렸다. 특히 본부로 나누면서 무엇보다 신인 발굴에 더 신경을 쏟을 계획이다(양 사장의 책상 맞은편에는 신인 배우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칠판이 서있다).”

▲ 양근환 사장과 박서준, 이현우.

-2015년에 특히 성공한 연예인을 꼽자면.

“박서준이다. 당당히 원톱 배우가 됐다. 표면적으로만 성과가 있는 게 아니라 2014년 대비 인지도와 매출 모두 3~4배나 상승했다. 그래서 새해가 더 기대가 된다. 김수현은 여전히 작품과 광고 등 국내외에서 업계 0순위의 대우를 받는다.”

-소속 연예인 중 새해 주목할 스타는.

“이현우가 오는 11일부터 KBS2 월화극 ‘무림학교’로 컴백한다. 주연으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 SBS ‘육룡이 나르샤’와 영화 ‘감옥에서 온 편지’에 출연한 이지훈도 눈 여겨볼 만 하고, 1월 초 시작하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합류한 김희찬을 포함, 스무 명 남짓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신인 배우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한류에 대해 묻자. 새해 한류 기상도는 어떤가.

“국가별 시시각각 달라지는 변화들에 대해 빨리 적응해야 할 시기다. 일본 한류는 여전한 혐한류의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돼 있어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좋은 콘텐츠와 배우들의 활동이 이 뒷받침 된다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중국 역시 콘텐츠 시장의 시스템 변화로 실시간 교류가 조금 어려워졌다. 물론 국내 시장이 우선이나 현지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 정책적 도움도 많이 필요하다.”

-배용준 김수현 등 한류스타를 만드는 비결은.

“배우들은 본인의 역량이 가장 크다. 회사는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주는 게 임무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한류스타를 키우기 보다 내실부터 갖춘다면 한류로 진출해도 역량을 크게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배용준 김수현 등 한류스타를 만드는 비결은.

-김수현의 군입대도 초미의 관심사다. 입대 이후 공백은 어떻게 채울 것인가.

“군대는 남자라면 당연히 가는 것이다. 김수현이라고 해서 더 특별하지도 않다. 본인이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라 군 복무도 자양분이 될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공백도 당연히 생길 것이다. 그러나 한 명으로 인해 회사가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니지먼트의 핵심이다.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를 더 발굴해 지원하고 기성 배우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도록 지원하면 된다.”

-성공적인 매니지먼트의 팁을 제시해달라.

“회사와 연예인 서로에게 동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신뢰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신뢰가 바탕이 되면 어떠한 이야기도 순수하게 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에 바라는 점이라면.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기업화가 될 수 있는 매니지먼트사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단순히 한류라는 시장만 보고 매니지먼트 방향을 세우기 보다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하면서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하고 오래 일하고 싶다. 단순히 연예인과 매니저가 아니라 형, 동생 할 수 있는 가족적인 느낌의 회사로 만들고 싶다.”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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