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행정에 다치는 프로선수들, 류현진도 군대갈 수 있다
부실 행정에 다치는 프로선수들, 류현진도 군대갈 수 있다
  • 김정희 기자
  • 승인 2018.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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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연합뉴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김정희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류현진(31ㆍLA 다저스)과 추신수(34ㆍ텍사스), KBO리그에서 뛰는 이택근(38ㆍ넥센)과 오지환(28ㆍLG).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를 받았다는 점이다. 류현진과 이택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금메달을 땄다.

문제는 이 같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될 자격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점이다. 이는 본지 지난 5일자 ‘KBO, 대표팀 선발자격 없었다’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에서 확인됐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조(정의) ‘선수란 경기단체에 선수로 등록된 자를 말한다’는 조항에 따라 모든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에 종목 경기 단체를 통해 팀ㆍ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KBO가 종목 경기 단체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독립 조직이란 이유로 대한체육회에 팀ㆍ선수 등록을 하지 않았다.

◇법에도 없는 KBO 행정…류현진ㆍ추신수도 피해자될 수도

피해자는 프로선수들이다. KBO와 KBSA의 행정 오류로 선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라면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과 추신수뿐 아니라 KBO리그에 몸 담고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던 선수들이 금메달을 반납하고 병역법에 따라 현역으로 복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소급 적용의 범위에 대한 논란은 있다. KBO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발족해 프로 리그를 관장해 왔다. KBO 소속의 프로 구단과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에 팀ㆍ선수 등록을 한 적이 없다. 사실상 그 동안 국민체육진흥법에 명기된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모든 선수들이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사안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해결 주체가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사안의 핵심 당사자인 KBSA와 대한체육회의 해결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KBO, 법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투명한 행정해야

KBO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 “KBSA에서 권한을 위임 받아 진행했다”며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은 사안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권한 위임’이다.

4대 프로스포츠(야구ㆍ축구ㆍ농구ㆍ배구) 가운데 KBO는 종목을 대표하는 경기 단체와 ‘따로 행정’ 경향이 가장 강하다. 4개 종목의 경기 단체는 KBSA, 대한축구협회,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이다. 각각 프로리그는 KBO, 프로축구연맹, 한국농구연맹, 프로배구연맹 등이 관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KBO만 선수 등록과 같은 기본적 행정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점이다. KBO가 KBSA와 독립돼 운영된다는 점과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점은 체육계 최고 상위 법인 국민체육진흥법을 비켜가게 만드는 배경이다.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 공공성ㆍ사회적 책임 있다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는 “지금까지 KBO의 운영 행태는 사실상 협회와 분리돼 독단적인 경향이 강했다”며 “국내 어떤 스포츠 단체도 국민체육진흥법을 벗어날 수 없다. 대한체육회가 관장하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연간 관중 800만 명을 돌파한 인기 스포츠이다. 김 박사는 “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인 만큼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도 있다”며 “그렇다면 국가 법인 국민체육진흥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