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사무실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1905년 동해 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 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관계자 두 명이 지난 15일 구속됐다.

경찰이 지난 7월 경찰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구속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모씨와 신일그룹 전 사내이사 김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11시 43분께 증거인멸 및 도망염려를 이유로 허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는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150조원에 달한다고 홍보한 뒤 가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9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끌어 모은 혐의(사기)를 받는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 따르면 돈스코이호에 금괴가 있다는 신일그룹 측의 주장이 근거가 없고 신일그룹은 배를 인양할 의사나 능력조차 없었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2일 수사내용을 토대로 허씨와 김씨가 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무겁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를 15일 오전 10시25분께 남부지법에 출석한 허씨는 돈스코이호 인양 계획 관련 질문에 “인양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투자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아니다”라며 “잘못 알고 있다”고 부정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 외에도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에 연루된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류승진씨,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전 대표 유모씨, 신일해양기술 전 대표 최용석씨 등 8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핵심 인물인 류 전 회장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와 공조에 나섰다. 

아울러 경찰은 개인 9명이 보유한 15개 계좌로 입금된 24억원의 피해금을 동결 조치했다. 류 전 회장 등 사건 관계자 21명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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