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웹툰 업체들이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T경영경제연구소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올해 5,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8년까지 8,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러한 전망치는 글로벌 시장의 수출 및 콘텐츠 계약이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는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섰고, 한국판 ‘마블’을 꿈꾸는 웹툰 매니지먼트 와이랩도 슈퍼 스트링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웹툰 팬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레진엔터, 미국 시장 진출…현지 법인 설립도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레진의 웹툰플랫폼 레진코믹스를 통해 지난해 12월말부터 순차적인 서비스에 돌입한 것.

▲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사이트 오픈을 위해 연재할 국내 작품들의 현지화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현지 사업을 이끌 레진 미국법인도 다음달 내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레진은 지난해부터 사내 전담 조직을 꾸려 미국 진출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시장에서 연재되는 레진코믹스 웹툰 12선.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에 선보인 웹툰은 모두 12편으로 국내 작가들의 판타지, 미스터리, 코미디, 학원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개그물 ‘4컷용사(고지라군 작가)’, 미스터리물 ‘매치스틱 트웬티(글 마사토끼, 그림 도현)’, 학원 액션물인 ‘소년이여(병장 작가)’, 로맨스물인 ‘말할 수 없는 남매(작가 윌로우)’ 등이 포함돼 있다.

▲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용 웹툰은 대부분 유료 방식으로 운영되며,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이용료를 낼 수 있게 서비스됐다. 레진은 연재 작품 수를 올해 상반기 40여 편까지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와이랩 “슈퍼스트링-IP 게임화로 글로벌 팬 흡수”

만화콘텐츠 전문 제작 회사 와이랩은 다양한 국가와 플랫폼, 장르에 걸쳐 있는 와이랩 팬들을 통합하기 위한 ‘수퍼스트링’ 프로젝트로 글로벌 팬 확보에 나선다.

▲ 와이랩 제공

 

수퍼스트링은 콘텐츠 홀더로서 제공했던 와이랩 작품들의 주인공이 하나로 모이는 거대한 세계관을 지향한다. 네이버 웹툰, 다음 웹툰, 코미코 등 국내 유력 플랫폼과 소학관, 집영사 같은 일본 유명 출판사 등에 제공했던 작품들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어벤져스’같은 마블 히어로물 시리즈가 본격적인 선을 보이게 되는 것.

아일랜드, 부활하는 남자, 테러맨 등 올해 네이버 웹툰에서 새롭게 연재될 작품과 신암행어사,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버닝헬 등 다양한 웹툰의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관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설정이다.

작품의 전체 배경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중인 심연의 하늘을 바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태양계에 원인불명의 이상이 생기면서, 멸망 직전의 지구에서 인류를 구출해 내기 위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 축을 이룬다. 특히 테러맨은 일본 유명 출판사 소학관의 편집장 출신인 에가미 히데키가 와이랩의 글로벌 프로듀서로 영입돼 처음 맡은 작품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와이랩이 슈퍼스트링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일 캐릭터들. 와이랩 제공

 

이렇게 되면 각 플랫폼들이 한 세계관을 통해 타 매체의 독자들을 유입하게 되고 기존 조회 수 200만에 육박하는 와이랩 콘텐츠와의 결합으로 수퍼 스트링은 약 2,0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팬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와이랩은 지난해 9월 밸류인베스트코리아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다.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의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소속 프로듀서들의 기획으로 작품을 제작해 자사의 모든 IP를 글로벌 게임으로 제작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 탑툰, 아시아 시장 저변 확대…북미·유럽도 검토

탑코믹스의 웹툰 서비스 탑툰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한 후 미국, 프랑스 등 북미·유럽 시장을 노크한다는 계획이다.

▲ 탑코믹스 제공

 

지난해 6월 대만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탑툰은 약 120만명의 회원과 150만달러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110개 이상의 국내 작품을 통해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며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것. 만화 시장 성숙도가 높은 일본에서도 탑툰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프리 오픈 상태에서도 5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탑툰 대만 사이트에 다양한 작품들이 연재되고 있다. 관련 홈페이지 캡쳐

 

대만·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탑툰은 이를 교두보로 삼아 중국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콘텐츠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물론 대만처럼 ‘번체’를 사용하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진출 대상이다.

다만 콘텐츠 구성이 대부분 성인물로 이뤄져 있어 국가별 문화 차이로 인한 장벽이 생길 우려가 있다. 탑툰 측은 엄격한 성인 인증과 문화에 따른 표현의 수정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등 현지화 맞춤 전략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아시아 지역의 성패로 최종 단계인 북미·유럽 공략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日서 태동한 코미코, 국내 마케팅 강화

NHN엔터테인먼트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코미코는 일본 시장의 강세를 이어 한국과 대만, 태국 등 총 4개국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NHN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개발한 코미코는 현재 일본에서 약 1,1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 NHN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에서도 2014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2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글로벌 루키 공모전을 진행해 다양한 작가들에게 한국·일본·대만 등 3개국에서 정식 작가 데뷔 기회를 부여했다.

더불어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부터 벅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코미코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한편 웹소설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다각도의 콘텐츠 확장에 임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국가로 서비스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웹툰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관련 콘텐츠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이 광폭 행보를 보일 정도의 성장은 아니지만 올 들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글로벌 수요 확충 및 규모 확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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