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국민의 뜨거운 분노를 사고 있다.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심신미약 감형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8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SG워너비 출신 가수 김용준, 래퍼 산이, 배우 오창석 역시 해당 사건에 관심을 보이며 국민 청원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스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강력 처벌 동의합니다” 목소리 내는 스타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손님 30대·20대 김 모 씨 형제가 아르바이트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아르바이트생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사건을 접한 김용준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창 꿈 많은 젊은 친구에게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라며 “이 사건의 피해자가 제 지인의 사촌동생”이라고 알렸다. 김용준은 “다시는 그 누구도 이런 억울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링크를 게재했다.

산이 역시 같은 날 “괜찮아. 괜찮아. 사람 죽여도 약먹음 심신미약 #강력처벌 #동의합니다”라는 글로 분노를 드러내며 국민청원 게시판 링크를 덧붙였다.

오창석은 17일 “제 친구 사촌동생이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다”며 "부디 여러분들의 서명으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피의자가 올바른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 “사회적 공론화에 힘 보태야” 스타들이 나서는 이유

무엇보다 스타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스타들은 사회 문제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드러냈던 것이 사실이다. 스타들이 사회·정치적 문제에 얽히는 것에 두려워했으며 대중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스타들이 사회문제에 점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이미지보다 사회 문제에 대한 국민으로서의 대처가 중요하다는 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스타들의 사회 문제 참여 및 독려는 국민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인지도와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본부장은 “본질이 흐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번 더 되짚어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스타의 인지도로 여론 형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연예인과 같은 국민으로서 좋은 상황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짚었다.

오창석 역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청원 참여를 독려한 이유에 대해 “연예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청원에 동참하고 시선을 모아드리는 것 뿐”이라며 “계획적이며 잔인했던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감형을 받는 것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톱 배우 정우성은 꾸준하게 사회 문제에 대해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던 정우성은 최근에는 난민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은 “난민에 대한 반감을 얘기하시는 분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대한민국에는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 안에서 심사하면 된다”며 굽히지 않는 소신을 보였다.

‘선행 천사’로 익히 알려진 배우 한지민도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동학대 문제를 고발한 영화 ‘미쓰백’ 주연을 맡은 한지민은 영화의 홍보 뿐 아니라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사회 활동에 공헌하고 있다.

한지민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제도적이나 법적으로 아이에 대한 보호가 약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형량도 가벼워 분노할 때도 많다”고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또 10년 넘게 거리 모금에 나서며 굶주린 지구촌 아이들을 돕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소리치는 한 마디가 자원봉사자 분들의 외침보다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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