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요층 고령화 되고 송출 수수료 부담도 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이 TV채널에서 모바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TV홈쇼핑 업체들이 TV를 벗어나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빠르게 이커머스 시장에 편승한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매출액 대부분이 TV홈쇼핑 상품 판매에서 발생해 업체들의 고민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 부진한 3분기 실적, TV채널 매출 줄고 모바일 판 커져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따른 추석연휴와 모바일 채널 성장률 둔화, TV채널 부진 등 요인으로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일 발표된 GS홈쇼핑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제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559억원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07억원, 당기순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6.3% 증가했다.

채널별로는 모바일 부문이 늘어나고 TV채널은 줄었다. 3분기 전체 취급액 9572억원 중 모바일 쇼핑은 4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신장해 전체 취급액의 49%를 차지했다. 반면 TV쇼핑은 전년 대비 12.5% 감소한 3796억원에 그쳤다. 취급액 비중(39.7%)도 모바일 쇼핑에 크게 못미쳤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발표한 CJENM 커머스 부분도 외형 성장에서 불구하고 송출수수료 인상요인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CJENM 커머스 연간매출은 2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1.8%감소한 17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모바일과 티커먹스 취급고가 두 자릿수 증가한 한 점도 눈에 띈다.

현대홈쇼핑도 올 3분기 실적이 좋지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221억원으로 추정됐다. 

NS홈쇼핑와 롯데홈쇼핑 측의 상황도 비슷하다. 두 업체 관계자 모두 올해 6·7·8월 비수기 영향과 인상된 송객수수료 인해 전년대비 3분기 실적이 어두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3분기 실적과 달리 모바일 매출의 경우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답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전환에 나선 주 요인들로 TV시청률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롯데홈쇼핑

◆ 채널 늘며 시청률 감소…1조원대 송출수수료도 부담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가장 큰 이유는 TV채널 시청자가 점차 줄기 때문이다. 주요 시청세대도 40대 이상이다. 

반면 모바일 홈쇼핑 고객은 TV홈쇼핑 고객보다 평균연령층이 10세 정도 젊게 나타났다. 업계에서 통상 홈쇼핑 주력 고객으로 본 연령대는 40·50대지만, 모바일의 경우 30·40대가 주력이다.

실제 현대홈쇼핑에서 20대 중 TV를 시청하며 홈쇼핑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3.6%지만, 모바일몰에서는 이 비중이 10%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티커머스 사업자들이 새로 유입되며 경쟁이 치열해져 케이블TV, IPTV의 송출수수료가 증가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됐다. 2012년 연 8702억원 규모였던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2017년 1조2402억원으로 43%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수수료가 올해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채널마다 송출수수료 인상률도 달랐다. 송출수수료 인상률은 S급 채널의 경우 최소 30%, A급 채널의 경우 40%에서 최대 70%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개입하거나 중재하는 곳도 없어 업체들은 인상률을 그대로 받아 들여야 했다.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홈쇼핑 업체들은 여러 채널에서 차별화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갔다. 유통채널 중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곳은 모바일 채널이다.

모바일 채널은 접근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 밖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시장규모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온라인쇼핑동향 자료를 보면 2013년 38조원 규모였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 78조원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경우 모바일 비중은 61%였다.

홈쇼핑 업체들의 모바일 시장 진출을 두고 업계에서는 부정적 의견과 긍정적 전망으로 의견이 나눠졌다./ 게티이미지뱅크

◆ 모바일시장, 블루오션 ‘NO’…레드오션 가능성 높아 

모바일이 차기 TV채널 대체시장이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소비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찾았다는 측과 이커머스 업체들도 버티지 못한 레드오션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란 비판이 맞서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모바일사업은 2015년까지 제로마진에 가까웠고 실제 이익이 발생한 건 2016년부터다. 이 때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이 무너지기 시작한 때였다. 당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투자금을 대부분 소진해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경쟁을 할 수 없었다.  

반면 홈쇼핑 업체들은 초기 모바일 세팅이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던 시기였다. TV채널을 기반으로한 소싱(sourcing) 파워로 단독, PB제품을 유치해 단골고객도 다수 확보했다. 실제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현 가입자 수는 3300만명에 이를 정도다.

모바일로 전환이 이뤄지면서 홈쇼핑 업체들은 이커머스 사업자들과 경쟁하게 됐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져 새로운 형태의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은 홈쇼핑의 영역을 침범하고 나섰다. 홈쇼핑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라이브방송을 모바일에서 진행하며 맞불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모바일 생방송을 도입한 티몬은 방송 1시간 만에 거래액 1억원 이상을 달성한 바 있다. 추가로 올해부터 생방송 전용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편성 시간을 늘리는 등 모바일 생방송을 공격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홈쇼핑 업체들의 모바일 쇼핑은 TV채널 보조란 이미지가 강하다. 판매상품들이 TV채널에서 방영했거나 예정인 것들로 이뤄져 있어서다. 모바일 생방송 또한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GS홈쇼핑의 경우 모바일 전용 홈쇼핑 방송 ‘심야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지만, 방송 횟수는 주 1~2회에 불과하다. 새로운 성장발판보다 보조동력이란 게 더 가까운 모양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실정”이라며 “실제 모바일의 경우 TV채널 상품이 판매율이 높은데 이는 홈쇼핑사끼리 과열경쟁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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