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FRS17 도입 준비에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
규제완화 등 지원으로 다양한 보장성보험 상품 출시

[한스경제=박재형 기자] 보험사들이 변화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및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보장성보험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과 ‘펫보험(반려동물 보험)’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18년 2분기 예금보험 및 부보금융회사 현황'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올해 2분기 보장성보험 수입은 2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5000억원)가 올랐다. 손해보험사는 22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1조6000억원)가 증가했다. 반면 생보사와 손보사의 저축성보험 수입은 전년대비 각각 18%(4조3000억원), 26%(1조1000억원) 감소하며 보장성보험 수입 증가와 대비를 보였다.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보험료 현황./자료=예금보험공사

보험사가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린 배경에는 2021~2022년 사이 도입 예정인 IFRS17이 작용한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판매하던 저축성보험은 매출이 아닌 부채로 평가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부채비율에 대한 부담과 재정 확충을 위해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최저 180원까지 가격 낮춘 ‘미니보험’

이런 이유와 함께 금융당국이 보험 산업 활성화를 위해 ‘소액보험 규제’를 완화한 것도 보험사들이 미니보험 출시에 힘쓰는 배경이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방안’을 통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등 미니보험을 둘러싼 규제를 대폭 완화해 관련 시장 육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미니보험은 부가적인 보장들을 빼 보장내용을 단순화 하고 보험료를 낮춘 보험상품을 말한다.

미니보험은 보험기간도 일회성이거나 1~3년으로 짧다. 이에 소비자가 원하는 특정 시기에 필요한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장내용이 집중적이고 기간이 짧은 대신 월 보험료가 몇백원에서 몇천원에 불과하다는 것도 미니보험의 특징이다. 미니보험은 이런 실용성을 갖추고 가입도 간편해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해상은 올해 초 월 2300원짜리 모바일 스키보험을 출시했다. 현대해상의 ‘아이올모바일스키보험’은 모바일 금융마켓 ‘아이올’과 손잡고 스키 애호가들을 위해 선보인 상품이다. 이 상품은 집에서 출발해 스키를 즐기고 돌아오는 3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상해나 골절, 배상책임에 따른 손해액을 보장한다. 스키를 타다 다칠 경우 최대 100만원, 사망·후유장해 등은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처브라이프생명이 같은 시기에 출시한 ‘처브오직유방암만생각하는보험(무)’는 20세 여성 기준 월 180원의 보험료를 책정하는 등 이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출시됐다. 이 상품은 여성 유방암만 보장하는 단독 보장 상품으로 유방암 진단금 500만원과 절제 수술비 500만원등을 보장한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3월 온라인 전용 상품인 ‘(무)9900ONE 치아보험’과 ‘(무)9900ONE 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금액, 나이, 성별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가입가능 연령(20~39세)의 보험료가 월 9900원으로 동일하다. 상품 간소화를 통해 필수적인 보장 내용만을 포함하고 온라인 판매로 설계사 수수료를 빼 낮은 가격의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미니 암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커피 한두 잔 값에 맞먹는다. 3년 동안 암 진단에 대해서만 보장하는 조건으로 보험료를 대폭 낮춰 주요 암을 보장하는 1종 기준 30세 남성이 가입할 경우 3년간 매년 7905원(3년 치 일시납보험료 2만 2585원)을 내고 최대 500만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위암, 폐암, 간암만 보장하는 2종의 경우 30세 남성 기준 연간 보험료가 2040원(3년 치 일시납보험료 5030원)이며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된다.

◆새롭게 떠오르는 ‘펫보험’ 시장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발맞춰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도 새로운 보장성보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펫보험은 2007년 처음 도입됐지만 낮은 가입률과 100%를 상회하는 손해율로 판매가 중지되거나 일부 보험사에서만 관련 상품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존 펫보험을 판매하던 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보)의 지난해 펫보험 계약 건수는 총 26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펫보험 시장이 올해 초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반려동물가구의 경제적 부담안화를 위한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를 약속하고 정부가 펫보험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보험개발원이 반려동물 진료비를 분석해 보험료 산출의 기초자료가 되는 ‘참조순보험료율’을 내놓으면서 펫보험 상품 개발은 더욱 가속화됐다.

사진=연합뉴스

메리츠화재는 지난 달 15일 '펫퍼민트 퍼피앤도그(Puppy&Dog)보험'을 내놨다. 메리츠화재는 2013년 이후 5년만에 새 펫보험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 퍼피앤도그보험 상품은 기존 펫보험들에 비해 보장기간을 늘린 반면 가입장벽이 낮다. 반려견의 지자체 등록을 가입 요건에서 완전히 제외한 것도 특징이다. 메리츠화재의 펫보험은 출시 보름만에 1600건이 팔렸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 ‘아이러브 펫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슬관절과 피부질환 등을 확대 보장 특약으로 추가하고, 장례지원비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3년 갱신형으로 반려견이 20세가 될 때까지 계약을 자동 갱신해 보장한다.

삼성화재는 기존 펫보험을 업그레이드해 지난 5일 재출시했다. 삼성화재의 ‘애니펫’ 보험은 반려견의 입원·통원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하는 등 6개 유형과 3개의 선택형 특약으로 구성돼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메리츠화재와 함께 미등록견도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지만 가입 시 반려견의 정보를 포함한 서류 제출이 필요하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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