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킹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류승룡, 주지훈,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넷플릭스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넷플릭스는 2019년 중반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80억 달러(약 8조9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OTT(Over The Top)업체들의 경쟁 심화 속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통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속내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최근 아시아 11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라인업 행사에서 “콘텐츠에 계속 투자하는 게 매출에서 얻는 것보다 이익”이라며 정공법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 아마존-유튜브 프리미엄-디즈니..OTT 업체 경쟁 심화

디즈니플러스 로고./월트디즈니 제공.

미국 내에서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유튜브 프리미엄,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OT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중 월트디즈니는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끈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를 인수했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의 지분 60%를 소유하게 됐다. 또 디즈니가 내년 말 선보일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는 콘텐츠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히어로들의 드라마를 만들 예정이다. 이 외에도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피, 픽사를 포함한 디즈니의 브랜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새 ‘어벤져스’ 시리즈, ‘덤보와 알라딘’, ‘겨울왕국’2편이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월트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8일(현지시간) 컨퍼런스 콜에서 "디즈니 플러스에는 내년 시작하는 영화가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이라며 “독점적인 새로운 콘텐츠로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서비스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콘텐츠 홍수에도 정공법으로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8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2018 넷플릭스 아시아 라인업 공개 행사 'See What's Next Asia' 컨퍼런스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해 극찬했다./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과열 경쟁 속 정공법을 택하며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총 부채 약 120억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발을 넓힌 넷플릭스는 ‘콘텐츠 홍수’ 속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는 중이다. 헤이스팅스는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의 뛰어난 이야기와 위대한 이야기꾼들을 찾아내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 1억3000만 여명이 넷플릭스를 이용하지만, 유튜브 이용자가 넷플릭스의 7배가 넘는 등 여전히 작은 규모다. 이야기는 다양한 문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비슷한 꿈과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연결해준다. 그 이야기를 넷플릭스가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국 시장 진출로 중국 넘보나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가 8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2018 넷플릭스 아시아 라인업 공개 행사 'See What's Next Asia' 컨퍼런스에서 '킹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넷플릭스 제공.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은 넷플릭스에게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류의 태동지로 막혀 있던 중국 시장까지 개척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콘텐츠 검열 정책으로 넷플릭스는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에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는 “‘옥자’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이 한국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줬다”며 “아시아 전략의 중요한 부분으로 한국에 투자할 것이다. 한국영화와 TV콘텐츠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한류 제한령인 ‘한한령’은 점점 완화되는 분위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18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화, 게임 등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34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나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한한령 해빙 분위기를 노려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그널’ 김은희 작가, 영화 ‘터널’ 김성훈 감독과 주지훈 등이 합류한 ‘킹덤’은 제작비 200억 원을 들인 대작이다. 이 외에도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등 총 4편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년 라인업으로 내놨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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