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서 ‘먹튀’까지...신생 가상화폐 거래소 ‘주의보’
‘해킹’에서 ‘먹튀’까지...신생 가상화폐 거래소 ‘주의보’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11.13 16:00
  • 수정 2018-11-13 16:00
  • 댓글 0

퓨어빗, 30억원 투자금 들고 잠적...올스타빗, 개인정보유출로 '곤혹'
'낮은 문턱'에 신생 가상화폐 거래소 '우후죽순' 열려
"가상화폐 거래소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지적 이어져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신생 가상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이 ‘개인정보유출’로 직원과 회원들의 신상이 유출된데 이어 지난 10일 가상화폐 거래소 퓨어빗은 투자금 31억원을 모은 뒤 사이트 접속이 불가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거래소 설립 기준이 낮아 신생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투자자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 퓨어빗, 30억 넘는 이더리움 들고 ‘잠적’

13일 오후 2시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퓨어빗 사이트로 접속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문구가 뜬다. 퓨어빗은 지난 5일부터 ‘퓨어빗 거래소 사전가입 이벤트’를 열고 자사가 발행한 퓨어코인(PURE) 상장 전 투자자 참여를 유도했다.

퓨어빗은 “퓨어코인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3세대 마이닝(채굴형) 특화 거래소”라는 홍보 문구로 직접 채굴하는 퓨어코인을 기반으로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한편 이더리움(ETH) 배당을 공약하며 투자금을 모았다. 이 같은 공약으로 퓨어빗은 거래소 출범 이전 1만3178개의 이더리움을 모았다. 이날 현재 이더리움 가격(약 23만6000원)으로 환산하면 약 31억1000만원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이날 현재 퓨어빗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하고 퓨어빗 공식 오픈채팅 방에서는 투자자가 강제로 퇴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퓨어빗이 투자자들로부터 이더리움을 받은 핫월렛을 추적한 결과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로 수 번의 자금 이동 정황이 포착됐다. 퓨어빗 운영진이 이미 투자금 일부를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퓨어빗은 거래소 출범 이전 투자자들로부터 시가 약 31억원에 해당하는 1만3178개의 이더리움(ETH)을 모았으나 13일 현재 공식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사진=퓨어빗 홈페이지
가상화폐 거래소 퓨어빗은 거래소 출범 이전 투자자들로부터 시가 약 31억원에 해당하는 1만3178개의 이더리움(ETH)을 모았으나 13일 현재 공식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사진=퓨어빗 홈페이지

◆ 올스타빗, ‘넘버원 보안’도 못 막은 ‘내부 갈등’

가상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은 지난달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겪었다. 올스타빗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유출 사실을 공지하고 긴급 서버점검에 들어갔다. 올스타빗 측은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며 해킹으로 인한 가상화폐 피해는 없다”고 공지했으나 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스타빗은 지난 5월 문을 연 가상화폐 거래소로 ‘넘버원 보안 시스템 암호화폐 거래소’로 자사를 홍보해왔다. 그러나 퇴사자와의 갈등 등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출범 초기부터 불협화음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개인정보유출 역시 퇴사자의 소행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해킹이 이뤄진 지난달 17일 SNS 오픈채팅 방에는 ‘올스타빗 비리 폭로한다’라는 제목의 방이 만들어져 올스타빗 회원 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거래소 코인이 대표적인데,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로 투자자를 유혹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은 자사를 '넘버원 보안 시스템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홍보하고 있으나 지난달 17일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겪었다./사진=올스타빗 홈페이지
가상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은 자사를 '넘버원 보안 시스템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홍보하고 있으나 지난달 17일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겪었다./사진=올스타빗 홈페이지

◆ 가상화폐 거래소가 ‘통신판매업’?...낮은 문턱에 신생 거래소 ‘우후죽순’

가상화폐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지만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오히려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는 약 70여개. 신규 개장을 앞둔 거래소까지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일각에선 “구청에 통신판매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거래소를 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형국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차원의 자정노력으론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자율규제안을 만들고 지난 7월 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자율규제안은 어디까지나 ‘자율’에 맡긴 규제안인 만큼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정부의 불협화음이 가상화폐 거래소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벤처 인증을 박탈하는 등 등한시하는 중이다. 정부 부처 간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사안에 적극적인 반면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은 소극적으로 부처 간 엇박자도 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대한변호사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설정하고 자전거래(Washing Trading)나 내부자 거래 등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증권형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또한 기존 증권 관련 법령을 적용해 규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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