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노믹스 프론티어(59)] 현대카드 슈퍼매치… 역발상 스포츠 마케팅, 수백억 광고 효과
[스포노믹스 프론티어(59)] 현대카드 슈퍼매치… 역발상 스포츠 마케팅, 수백억 광고 효과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1.15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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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스포츠 중심의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 넘어 새로운 블로오션 개척 성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가 기존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카드업계를 긴장시킬 수 있었던 성공요인은 ‘문화 마케팅’이었다.

현대카드가 시도한 첫 번재 스포츠 문화 마케팅인 ‘현대카드 슈퍼매치’는 단순하지 않다. 현대카드 슈퍼매치는 통념을 뛰어 넘은 역발상과 과감한 실행력으로 현대카드의 상승 가도에 불씨를 지폈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진 않지만, 잠재력이 크고 현대카드의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스포츠 종목을 슈퍼매치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초청해 화려한 무대로 국내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현대카드의 인지도까지 상승 시킬 수 있었다. 인기 스포츠 중심의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넘어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해 기업브랜드와 매출까지 상승시키며 연이은 성공포를 날린 것이다.

현대카드 슈퍼매치 01 마리아 샤라포바 VS 비너스 윌리엄스.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슈퍼매치 01 마리아 샤라포바 VS 비너스 윌리엄스. /사진=현대카드

지난 2005년 9월, 현대카드가 처음 ‘슈퍼매치(Super Match)’라는 이름으로 테니스 대결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행사의 성공 여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테니스의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와 '흑진주'라 불리는 비너스 윌리암스를 초청해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이 이벤트는 국내 최초로 성사된 세계 정상급 테니스 스타의 대결이라는 흥행카드는 있었지만 축구나 야구, 골프와 같은 인기 스포츠 종목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남다른 생각은 대성공이었다. 테니스 팬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전 좌석이 매진됐고, 공중파 방송사의 중계를 통해 수백억 원의 홍보 효과도 거뒀다. 대중적인 인기스포츠는 아니지만 유럽의 귀족이나 성직자들이 즐겨했던 ‘귀족 스포츠’라는 테니스 종목을 선정해 VVIP 시장을 노리고 있는 현대카드의 기업 이미지에도 부합할 수 있었다.

이는 다음해 서울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테니스 경기를 통한 현대카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경기는 랭킹 세계 1위 로저 페더러와 2위 라파엘 나달이 맞붙는 ‘세기(世紀)의 대결’이었다. 나이키, 롤렉스 등은 이 경기를 협찬하기 위해 줄을 섰고, 방송·신문·잡지 등 대부분의 미디어 매체가 두 선수의 귀국에서부터 경기, 출국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다루었을 정도다.

슈퍼 매치의 성공은 신규 가입자 수와 매출 확대로 나타났다. 3회 경기의 인터넷 예매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티켓 구매자의 90% 이상이 현대카드를 이용해 결제했다. 이번 경기로 인한 현대카드의 미디어 노출 효과는 일일이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약 6억원 안팎을 투자해, 300억원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대비 고효율의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이다.

현대카드 슈퍼매치 02 슈퍼스타스 온 아이스(Superstars on Ice).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슈퍼매치 02 슈퍼스타스 온 아이스(Superstars on Ice).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선택한 두 번째 슈퍼매치는 피겨 스케이팅이었다. 2006년 9월 16일과 17일, 당시 ‘한국 피겨의 기대주’로 불리던 김연아 선수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자신의 시니어 데뷔 무대에 섰다. 여기에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남자 싱글 챔피언 예브게니 플루센코, 러시아의 요정 이리나 슬루츠카야 등 세계 최정상급 피겨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며 특급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슈퍼매치를 통해 국내에서도 피겨 스케이팅 갈라쇼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음도 보여줬다. 현대카드는 슈퍼매치 이후 열린 회사 창립 5주년 행사에서 당시 스폰서나 CF 출연이 없었던 김연아 선수에게 후원 장학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김연아 선수는 이어 지난 벤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100년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보였고, 2014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전을 맞아 비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 활성화에 기여했다.

현대카드 슈퍼매치 09 스노보드 시티 점프(Snow Board City Jump).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슈퍼매치 09 스노보드 시티 점프(Snow Board City Jump). /사진=현대카드

이후 지난 2009년 12월에 개최된 아홉 번째 슈퍼매치도 현대카드의 남다른 감각이 돋보였다. 대상 종목은 스노보드 점프였다. 당시, 해외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강원도가 아닌, 서울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서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대회의 성공은 물론이거니와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서울시와 함께 광화문 광장에 높이 34미터, 길이 100미터의 대형 스노보드 점프대를 설치했고, 이틀간의 대회를 성공리에 끝마쳤다. 15만 명이 넘는 관객들 앞에서 선수들이 현란한 묘기를 선보였고, 대회 영상은 전 세계 170여 국가의 방송에 전파를 탔다. 현대카드는 대회 주최사로서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홍보 효과를 얻은 것은 물론,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 의지와 국제적인 도시로서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