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km 전방 시속 80km 단속 구간입니다."

내비게이션의 친절한 안내 음성을 뒤로하고 액셀러레이터 위에 살포시 올려 뒀던 오른발에 힘을 줬다. '부우웅.' 가솔린보다 친환경성을 강화한 벤츠 직렬 6기통 신형 디젤 엔진을 장착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4메틱(MATIC)'이 웅장한 엔진음과 함께 괴력을 자랑하며 치고 나갔다. 시속 200km. 강렬한 질주 본능이 극에 달하는 순간,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이 고요했던 차량 안의 정적을 깼다. "잠시 후 단속 구간입니다." 그리고 요란한 경고음이 감속을 종용했다.

내비게이션이 아니었다면 시속 200km로 달리고 있다는 사실조자 잊을 만큼 강력한 정숙성과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유려한 주행감은 단연 압권이었다. "띠리링."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이 엄격한 감시 카메라의 기준을 통과한 걸 축하하 듯 짧은 축포(?)를 남기고 사라졌다. 단 10초.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CLS 400d 4메틱의 주행능력과 정숙성 그리고 제동력을 검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서 '더 뉴 클래스 코리아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가솔린 엔진보다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15% 큰 새 디젤엔진을 탑재한 '더 뉴 CLS'를 공개했다. 이어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을 시작으로 인천대교 전망대까지 약 23km, 왕복 40여분 코스의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더 뉴 CLS는 3.0리터 디젤엔진을 심장에 품고 최고 출력 340마력과 최대 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은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이날 더 뉴 CLS의 주행능력과 정숙성 그리고 제동능력과 코너링에 주안점을 두고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에 맞춰 더 뉴 CLS를 다소 거칠게 다뤘다. 시승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이 제공하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다른 주행 차량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진행했다.

주행능력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달리고 싶은 만큼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된다. 더 뉴 CLS의 주행능력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밟으라, 그러면 달릴지어다.'

달리는 것 만큼 중요한 건 멈추는 거다. 더 뉴 CLS의 제동력은 100점 만점에 110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 탁월했다. 시승 구간에 모두 8개의 시속 80km 단속 카메라가 있었다. '달려 볼까' 싶으면 단속 카메라가 막아서는 식이었다. 제동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 핵심은 '밀림 현상 없이 얼마나 잘 원하는 수준까지 감속하느냐'다. 결론부터 말해 더 뉴 CLS의 제동력은 '베리 굿(very good)'. 흔히 말해 '밀린다'는 느낌은 없었고, 멈춰야 겠다고 생각할 때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감속과 정차가 이뤄졌다. 또 앞차와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미리 경고를 주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코너링도 예술이었다. 인천대교 전망대에서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로 향하는 길에 급커브 구간이 있었다. 기자는 곡선 구간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가속페달을 조절해 빠져나갔다. 바깥에서 진입해 안에 붙은 다음 바깥으로 빠져 나가는 식의 '아웃 인 아웃(out-in-out)'으로 코너를 돌았다. 차량에 작용하는 원심력은 급한 코너일 수록, 주행속도가 빠를 수록, 노면이 미끄러울 수록, 타이어 성능이 떨어질 수록, 차량 '하체'가 부실할 수록 크게 작용한다. 다시 말해 차량이 쉽게 미끄러진다. 기자는 안전속도 시속 30km 구간을 시속 60km~80km의 속도로 빠져 나왔다. 이따금 차선 이탈을 알리는 경고가 계기판에 노출됐지만, 더 뉴 CLS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코너링을 구현했다.

더 뉴 CLS에는 반자율주행 기능도 있다. 양 차선 중앙을 따라 스스로 주행하거나 앞 차의 흐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이 기능을 시험해 봤다. 비록 5km여의 짧은 구간이었지만 반자율주행 기능은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 못지 않게 안정적인 주행감도 제공했다. 벤츠의 새로운 디젤 엔진의 시승 성적은 일단 합격점 이상이었다.

더 뉴 CLS 400d 4MATIC 주요 제원

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