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온라인 여행사, 단체관광 상품 판매 재개
설화수·후·연작 매출 상승 기대...화장품주도 강세
화장품 로드숍이 늘어선 명동 거리/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일환으로 취했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풀 것으로 전망되면서 화장품 업계가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19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위 온라인 여행사들 중 일부는 최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가장 빠른 출발일은 오는 주말로 12월까지 매주 4차례 출발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지난 14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온라인에 게재했지만 중국 당국과 언론 등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지면서 관련 상품을 삭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씨트립 또한 다시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트립 관계자는 "한국행 상품을 기획 중이며 현재 테스트 중"이라며 "검증과 검사를 거친 후 판매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씨트립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다른 일부 여행사는 여전히 판매를 지속 중인 것으로 확인되며 중국 당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완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인기 화장품 설화수·후·연작 ‘활짝’

설화수 윤조에센스/사진=설화수 브랜드 홈페이지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느슨하게 풀었다는 소식에 화장품 업계에는 활력이 돌고 있다.

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감은 화장품 업계 주가 상승으로 증명되고 있다. 실제 씨트립이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홈페이지에 게재한 다음 날인 지난 15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전날 대비 5.6% 상승했다.

이번 단체관광 재개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설화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윤조에센스’는 올해 광군제 기간 알리바바 그룹 온라인 쇼핑몰 ‘티몰’ 오픈 1분 만에 1만개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도 7만6000개가 사전 예약으로 팔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인들 사이 설화수를 중심으로 ‘헤라’, 샴푸 브랜드 ‘려’ 등이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단체관광으로 중국인 관광객 절대 숫자가 증가하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LG생활건강은 현지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후’와 ‘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는 올 광군제에서 지난해 대비 72% 급증한 약 2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통 강자인 설화수의 자리를 위협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의 경우 현지는 물론 면세점 판매도 지속적인 성장세”라며 “유커 귀환으로 후의 매출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과 코스메틱 브랜드 ‘비디비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방 브랜드 연작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3년 간 공을 들인 자체 브랜드로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현재 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배우 송지효를 모델로 내세운 비디비치도 중국인들 사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연매출 12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229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실적 울상 화장품 업계…유커 귀환, 훈풍 될까

사드 보복 이후 화장품 업계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올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765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시장 리더격인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지자 업계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토니모리도 3분기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잇츠한불도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2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중국 단체관광 재개 소식이 들러오자 업계에서는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토니모리는 최근 사흘째 주가가 상승세다. 19일 토니모리는 전 거래일 대비 8.41% 오른 1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블씨엔씨도 중국 단체관광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 후로 주가가 오름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업계 전체 매출이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며 “실적 부진에 허덕였던 화장품 업계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예전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으로 매출이 오르긴 하겠지만 폭발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래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매출 상승이 예상되지만 중국내에서 인기가 식은 브랜드의 경우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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