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연예인들이 가족 문제로 치명타를 입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은 20년 전 부모님의 사기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방송인 김나영은 남편이 200억 사기 혐의로 구속 돼 충격을 줬다. 두 사람 모두 가족 문제로 연예계 활동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가족 연좌제는 어디까지일까.

 
‘예능 대세’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논란에 발목

마이크로닷의 부모 논란 후폭풍이 거세다. 경찰에 따르면 20년 전 충북 제천 송옥면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 부모님은 1997년 5월쯤 지인 10여 명에게 수십억 원을 빌리고 잠적한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은 신변 확보를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체포 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 요청 절차를 밟고 있다. 애초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속속 등장하자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 갈 당시 난 다섯 살이어서 현재 일어나고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며 “입장 발표 후 다른 뉴스 기사들을 보고 매우 고통스러웠다. 아들로서 책임질 부분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낚시광인 마이크로닷은 채널A ‘도시어부’에서 이덕화, 이경규에 ‘형님’이라고 부르며 친근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SBS플러스 ‘맛있는 이야기 음담패썰’ Mnet ‘방문교사’ JTBC ‘날보러와요-사심방송제작기’ 등에 출연하며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현재 ‘도시어부’와 ‘날보러와요’를 비롯해 지난 21일 첫 방송된 Olive, tvN ‘국경 없는 포차’ 측은 녹화 일정 및 촬영분 편집을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하고, 댓글까지 삭제 해 여론은 악화됐다. 연인인 배우 홍수현의 SNS에도 악플 세례가 이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나영, 남편 200억 사기 구속에 곤혹

김나영은 남편이 사기 사건에 연루 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나영 남편 A씨를 비롯해 41명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금융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선물 옵션 업체를 차리고 2016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리딩 전문가(전 증권사 직원, 인터넷 BJ 등)로부터 부적격 투자자 1063명을 공급받아 2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나영은 이 사건이 최초 보도되자 즉각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를 통해 “남편의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은 자산 관리를 하고 운용하는 사람이었다. 나쁜 일과 연루되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남편은 본인의 잘못에 대해 죗값을 치를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할 수 있는 한 좋은 일로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김나영은 마이크로닷과 달리 재빨리 사과해 사태를 수습했다. 하지만 결혼 후 4년간 남편의 직업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데 대해선 ‘모르쇠 사과’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악플이 쏟아지자 김나영은 인스타그램 댓글 기능을 제한하고,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nofilterTV’ 동영상 게시물도 모두 삭제했다. 그 동안 두 아들과 일상은 물론 패션 정보를 공개하며 ‘트렌드 세터’로 활약한 김나영은 남편 사건으로 이미지에 직격타를 입게 됐다.
 
가족 연좌제 어디까지 적용해야 되나

연예인들은 가족 리스크를 어디까지 안고 가야 할까. 뮤지컬배우 박해미는 지난 8월 남편 황모씨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 동승자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쳐 속앓이를 했다. 원더걸스 출신 가수 예은도 아버지의 사기혐의로 구설에 올랐고, 배우 조혜정은 아버지 조재현이 미투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잘못된 초기 대응으로 논란을 키웠다. 하지만 형인 팬텀의 산체스(본명 신재민)보다 더 유명한 탓에 마이크로닷이 지나친 비난을 받는다는 지적도 많다. 김나영 역시 기사를 통해 남편의 사기 사건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것도 죄’라는 의견과 ‘김나영 역시 피해자’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유독 연예인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한다”며 “연예인들은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만큼 가족들의 잘못을 책임질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닷과 달리 김나영씨는‘좋은 일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고 하지 않았냐. 여론의 반응이 극과 극인 이유”라고 짚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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