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KBL은 외국인 놀음? '2ㆍ3쿼터의 사나이'가 보고 싶다
[기자의 눈] KBL은 외국인 놀음? '2ㆍ3쿼터의 사나이'가 보고 싶다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8.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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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울산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은 한때 2, 3쿼터의 사나이로 불렸다. /울산 현대모비스 페이스북
KBL 울산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은 한때 2, 3쿼터의 사나이로 불렸다. /울산 현대모비스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농구는 ‘센터 놀음’인데 한국프로농구(KBL)는 어째 ‘외국인 놀음’이 된 모양새다. KBL 개인기록 상위권엔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만 가득하다. 미국프로농구(NBA) 순위표가 아닌지 다시 보게 된다.

득점 10위권에 한국 선수는 라건아(24.25득점ㆍ3위) 뿐이다. 그러나 그도 미국 국적(리카르도 라틀리프)이었다가 특별 귀화한 경우라 순수 한국 선수라 볼 순 없다. 리바운드 10걸엔 라건아(14.81개ㆍ1위)와 함께 오세근(9.35개ㆍ7위), 김종규(8.19개ㆍ8위)가 한국 선수이고, 어시스트 10위 이내엔 박찬희(5.82개ㆍ1위), 양동근(4.06개ㆍ공동 7위), 양희종(3.75개ㆍ10위)이 한국 선수의 체면을 지키고 있다.

‘국내 선수 살리기’는 KBL의 해묵은 과제다. KBL은 2008-2009시즌 팀당 외국인 선수를 2명 보유하면서 2, 3쿼터에는 1명만 출전하도록 했다. 따라서 일부 국내 선수가 덕을 봤다. 함지훈(198cm)은 2, 3쿼터에 상대 골 밑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활약했다. 그는 ‘2, 3쿼터의 사나이’로 불렸다. KBL은 이듬해엔 보유 외국인 선수 수는 그대로 하고 전(全) 쿼터에 1명만 출전하게 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후 다시 제도를 바꿨다.

이웃인 한국여자프로농구(WKBL)는 올 시즌부터 매 경기 2쿼터에 국내 선수만 출전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지도자들은 벤치 자원 운용과 전술 다양화를 위해 더 고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좋은 국내 선수가 발굴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최근 만난 KBL의 한 관계자는 “WKBL은 제도를 바꾼 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시즌 초반이라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L도 과거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둔 시즌이 있었다”며 “국내 선수 살리기, 경기력 증대 등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도 그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이 제도도 한시적이다. 집행부의 평가에 따라 제도가 또 바뀔 수 있다. 열려 있는 자세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일부 제한할 경우 경기력이 저하될 것이라 우려한다. 하지만 KBL(Korean Basketball League)의 ‘K’는 ‘Korean(한국인)’의 약자다. 외국인 농구 리그 ‘FBL(Foreigner Basketball League)’로 전락하면 안 된다. 라커룸에서 마주한 이상민(46) 서울 삼성 감독과 추일승(55) 고양 오리온 감독은 “국내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KBL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