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2013년 급등 이후 3년 간 ‘박스권’
단기간 반등은 어렵더라도 2~3년 내 회복 가능성
“3000달러까지 밀리더라도 ‘바닥’ 형성할 것”
비트코인, 속단하기엔 이르다 비트코인 가격이 29일 오후 2시 30분 현재 4218.60달러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과거 가격 추이를 보면 아직까지 반등의 기회는 있다고 보고 있다./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은 올 11월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4000달러에 이어 3500달러선까지 차례로 무너지며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가격까지 떨어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반토막이 났고 투자자들은 '버티기'를 포기하고 코인판을 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기엔 이르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 특히 2013년과 2017년 하락장 이후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한 흐름을 볼 때 비트코인이 충분히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4218.60달러로 24시간 전보다 4% 가량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 49분께 4385.90달러까지 오르며 4000달러 지지선을 확보했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여파가 가라앉으며 시장이 안정감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가상화폐 하락장의 기폭제가 된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사건은 비트코인SV(BSV) 진영 대표주자인 코인긱(CoinGeek)이 지난 26일 해시전쟁의 종전을 선언하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6일 비트코인캐시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비트코인SV와 비트코인ABC 양 측 진영이 나뉘며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고,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가상화폐 시장은 올해 최악의 11월을 보냈다.

◆ 비트코인, 2014년에도 ‘폭락’ 있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과거 가격 추이를 보면 아직까지 반등의 기회는 있다고 보고 있다. 벤처투자가로 활동하는 루 커너(Lou Kerner)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연고점 대비 70% 가까이 하락한 적이 있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동성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상화폐 투자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2013년에서 2014년 가격 그래프를 보면 지난해와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와 유사하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 이후 수년간 1달러 미만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정보통신(IT) 전문가와 발빠른 투자가들의 움직임으로 2013년들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3년 11월에는 당시 최고 가격인 1200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 2013년과 2017년 '닮은꼴' 실제로 비트코인의 2013년에서 2014년 가격 그래프를 보면 지난해와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이와 유사하다. 비트코인은 2013년 11월 가격이 급등한 뒤 이듬해 연말까지 하락했고, 2017년 11월에도 가격이 급등한 뒤 현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그러나 해가 넘어간 2014년부터 각국의 규제가 시작됐다.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중국 인민은행은 비트코인이 전통 화폐 영역을 침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다른 나라 금융당국도 규제안을 만지작거렸다. 여기에 당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가 파산하며 1200달러까지 올랐던 가격이 2015년 8월 200달러까지 밀리고 만다.

루 커너는 “아마존 주가 역시 1997년 주당 18달러로 공개돼 1998년 주당 300달러 이상까지 올랐으나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주당 6달러 미만으로 폭락했다”며 “그러나 2018년 9월 아마존은 주식시장에서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 두 번째 미국 기업이 됐다”며 비트코인 역시 이처럼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단기 상승엔 회의적, 장기엔 희망적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단기에 가격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기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고개를 젓는다. 지금보다 낮은 3000달러 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3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8월 5일이 마지막이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시빅(Civic)의 비니 린햄(Vinny Lingham) 창립자는 “비트코인 가격은 몇 달 동안 3000~5000달러 박스권에서 유지할 것”이라며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3000달러 이하로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2014년에도 3년간의 기나긴 박스권에 갇힌 바 있다. 2015년 초 200달러까지 밀린 비트코인은 2016년 말까지 100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 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2017년 3월 하락 이전 수준이던 1200달러 위로 올라선 비트코인은 같은 해 12월 1만9363달러까지 오르며 2만달러 턱 밑까지 오른다. 전세계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던 지난해 11월의 풍경이다.

따라서 단기 반등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 크리크 디지털 애셋의 앤소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 창립자는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가에서 약 85% 떨어진 3000달러 선에서 바닥을 다질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와 올해 나타난 비트코인의 등락은 일반 투자자들이 만든 결과다. 아직 기관투자가의 움직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초 기관투자가 참여가 있었지만 대부분 거래소가 아니라 장외 시장을 통했기 때문에 시장에 투명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투자은행(IB) 등 기관투자가 움직임이 늘어나면 2~3년 후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