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선·철강사 내년 후판가 협상 임박
현대重·대우조선해양 임단협 난항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 부활을 기지개를 켜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후판가격과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전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철강사와 후판가 협상, 노조와 임단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韓 조선사, 올해 전세계 수주량 1위 유력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수주절벽에 부딪히며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인 LNG(천연액화가스)선을 앞세워 전세계 수주량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과거 호황기때 만큼은 아니지만, 사상 초유의 불황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흑자경영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1~10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 2305만CGT 가운데 1026만CGT(224척)을 수주해 시장점유율(45%)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 중국 710만CGT(341착·31%)를 크게 제치고 있어 올해 수주량 세계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업체별 업황 불황이 시작된 2016년과 비교해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2년 동안 59억달러, 99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는데 올해 11월까지 118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15억4000만달러, 지난해 29억8000만달러에 그쳤으나 올해는 54억5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5억달러, 69얼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11월까지 49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 "아직 힘든데…" vs "수익성 악화"…조선·철강사 후판가 협상 눈치 싸움

하지만, 조선 한파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수주량과 실적은 분명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미래가 예고된 것은 아니다. 선박 전조 비용에 적게는 10%, 많게는 30% 비중을 차지하는 후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주로 선박용 철강재로 쓰인다.

현재 철강사와 조선업계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시작되는 내년 후판가 협상을 두고 눈치 싸움을 펼치고 있다. 철강사들은 조선업계 불황으로 지난 3년간 동안 동결하다시피 한 후판 가격 인상을 원하고 있다. 올해 소액의 인상이 있었지만, 여전히 수익성dl 떨어진다고 한다. 10년전 톤당 100만원을 넘었던 후판가는 근래 5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0만원 선까지 인상됐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조선용 후판가가 인상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정상 수준은 아니다"면서 "기본적으로 내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인상'이라는 개념이 아닌 가격 '정상화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선박용 가격은 비선박용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으로 언제까지 손해를 보면서 조선용 후반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선사들은 최근 2년 동안 수주절벽으로 인해 바닥을 친 상황으로 올해 수주 실적이 나아지기는 했으나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결코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후판가격인 오른다면 경영정상화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사들에 후판가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최근 업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이 인상된다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이 험난해 질 것 같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동결을 원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새로운 노동조합위원장으로 선출된 신상기(왼쪽) 당선자는 회사 노조의 노동단체 4개 가운데 가장 강경한 단체로 꼽히는 '현장 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노조

◆ 현대重·대우조선, 임단협 난항-삼성重, 임단협은 타결했지만…

임단협도 난항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사실상 연내 타결이 힘든 상황이다. 

인력감축을 두고 대립했던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6일, 3개월 만에 협상을 재개했으나 회사의 하도급 갑질 의혹과 부당노동행위까지 드러나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단협은 3개월 만에 재개됐으나 현재 답보 상태다. 사실상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경영진이 새롭게 꾸려졌는데 하도급 갑질, 부당노동행위 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임단협 역시 난항에 빠져 있다. 노사는 기본급 인상과 동결 그리고 상여금 지급 방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의 임단협은 연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노사간 의견 대립이 뚜렷했고, 새 노동조합위원장 역시 노조 4개 노동단체 가운데 가장 강경한 단체(현장 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임금협상을 타결한 삼성중공업은 수주 실적 부진 속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7년 이상 생산직이지만, 7년 미만 직원들도 퇴직을 원할 경우 개별문의를 받기로 하며 사실상 생산직 전 직원이다.

회사 측은 올해 수주 부진으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 효율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82억달러로 설정했지만, 11월까지 목표액의 60% 수준인 49억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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