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tvN 새 수목극 ‘남자친구’가 방영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1회 8.7%, 2회 10.3%의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했다.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2위로 출발하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최근 브라운관에서 멜로물이 주목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남녀 역할 뒤집은 설정..신선함 더해

‘남자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송혜교)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박보검)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멜로를 그린 드라마다. 송혜교와 박보검의 조합으로 제작 단계부터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는 기존 멜로물 속 남녀 캐릭터 설정을 뒤집는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능력과 외모를 다 갖췄지만 정작 무료한 삶을 살고 있는 재벌 남자와 언제나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캔디’ 여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 속에서 변주됐다. ‘남자친구’는 이러한 진부한 설정을 탈피하기 위해 남녀 역할을 바꾸는 것을 택했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남자친구’는 성 역할 뿐 아니라 클리셰가 그려낸 장면마저 바꾸며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을 부각했다. 술 취한 평범한 신입사원 진혁과 그 모습이 귀여워 장난치는 CEO 수현, 멋진 차를 몰고 주말에 진혁을 태우는 수현 등 기존 멜로물 속 클리셰 장면들을 완전히 뒤집었다. 힘 있고 멋있는 남성이 리드하고, 착하지만 약한 여성은 그의 방식에 따랐던 포맷의 기존 드라마 속 연애 방식을 정반대로 그려내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 외에는 멜로드라마 특유의 예상 가능한 전개가 깔린 ‘남자친구’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이유다. 한 방송 관계자는 “남녀 역할 반전 설정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게다가 박보검이 맡은 진혁 역시 성공과 신분상승을 꿈꾸는 신데렐라가 아닌 자신의 삶과 소소한 행복이 우선인 주체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박보검과 띠동갑..‘송혜교 나이’ 왜 검색어?

‘남자친구’는 방영과 동시에 ‘송혜교 나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실제로 송혜교는 1981년생, 박보검은 1993년생으로 두 사람은 띠동갑이다.

최근 드라마의 트렌드로 불린 ‘연상연하’ 커플로 단정하기에는 두 사람의 나이 터울이 꽤 큰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송혜교는 “약간 걱정이 됐다. 드라마 안에서 동갑으로 나온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연상연하고 내가 한 회사의 대표이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면서도 “박보검과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했다. 예쁘게 보이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에 박보검은 “촬영하면서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촬영하면서 많이 가까워졌다”며 “송혜교는 밥도 잘 사주고 예쁘기도 한 누나다”라고 화답했다.

나이 차를 뛰어넘는 ‘띠동갑 커플’의 달달한 멜로는 곧 여성 시청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30대 한 여성 시청자는 “송혜교, 박보검을 보며 ‘(연애할 때) 몇 살 차이까지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 역시 “송혜교 나이가 이틀 내내 검색어인 걸 보면 시청자들 역시 ‘나도 몇 살까지 (연애상대를) 만날 수 있을까?’를 궁금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남자친구’ 인기 계속 유지될까

이처럼 초반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은 ‘남자친구’의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미 2회부터 수현과 진혁의 사내 스캔들을 터트리며 속도감 있는 전개를 자랑했다. 1, 2회부터 캐릭터 설명과 에피소드를 쏟은 만큼 수현과 진혁의 관계 발전과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며 변화하는 과정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폰을 잡은 박신우 PD는 ‘남자친구’가 공감을 내세운 드라마라고 밝혔다. 박 PD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서정적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겹쳐볼 수 있도록 공감을 이야기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tvN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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