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까지 떨어뜨린 영향으로 2%대에 진입했었지만 약 반년 만에 3%대로 복귀한 것이다.

 

■ 거대 시중은행들 금리 전부 3.2% 넘어

3일 전국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취급액 기준으로 16개 은행 가운데 14개 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섰다. 2%대 금리를 유지하는 곳은 SH수협은행(2.99%)과 광주은행(2.92%) 두 곳뿐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내린지 한 달 만인 작년 7월 연 3% 밑으로 떨어진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등장했고, 두 달째인 8월부터는 시중은행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내려앉았었다. 그간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었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만 다시 올랐다.

작년 12월에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가 50조원을 넘는 거대 시중은행들의 금리는 전부 3.2%를 넘었다. 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3.24%, 2위인 우리은행은 3.26%다. 신한은행은 3.24%, KEB하나은행은 3.20%이고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과 SC은행은 3.15% 수준이었다.

금융공공기관인 산업은행(3.78%)과 기업은행(3.22%)도 3%를 훌쩍 넘었다. 지방은행 중에는 신한금융지주 계열인 제주은행 금리가 연 3.21%로 가장 높았다. 전북은행(3.15%), 부산은행(3.13%), 대구은행(3.12%)이 그 뒤를 이었다.

 

■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르는 이유는

시중은행들은 주택대출 금리 결정 때 코픽스(자본조달 비용을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와 코리보(한국의 은행 간 단기금리 기준),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금리 산출의 근거가 되는 코픽스 금리는 10월부터 석 달 연속 올랐다. 작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2%로, 전월인 11월(1.66%)보다는 0.06%포인트가 올랐다.

코픽스는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로 은행권 대출금리 기준 중 하나다. 은행연합회가 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등 수신금리를 잔액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잔액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큰 변동이 없다. 3일 현재 우대금리를 제외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수신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1%대다.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연 2%대를 넘는 예금 상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고객이 많이 찾는 정기 적금 금리도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연 2%대 수준이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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