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륜-후륜-4륜구동 모두 스노타이어 필수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미끄럽다는 건 편견

눈길, 첨단 주행보조 장치도 무용지물
눈 내리는 미시령 고갯길을 차량이 힘겹게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강력한 한기가 한반도를 감싸며 겨울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실제로 동장군의 맹위 속에 도로 곳곳이 살얼음길로 변한 곳도 있다. 걸음을 재촉하는 겨울, 눈길이나 빙판길 사고로 인명이나 재산상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눈길 또는 빙판길, 후륜보다 전륜이 유리

'후륜구동이 전륜구동보다 더 잘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맞다. 후륜이 전륜보다 눈길 등에 약하다. 엔진 힘을 뒷바퀴에만 전달하는 후륜구동은 엔진은 앞에 있고 구동축이 뒤에 있어 앞뒤 차축의 무게배분이 5대5로 비슷해 운동능력이 뛰어나다. 또 구동은 뒷바퀴가 담당하고 방향전환은 앞바퀴가 맡기에 방향을 전환할 때 전륜구동에 비해 날선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전륜구동 차량에서 발생하는 피시테일(Fish Tail·차량 뒷부분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없어 뒷좌석 승차감이 전륜구동에 비해 좋다. 때문에 국산과 수입 고급 세단은 대부분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눈길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륜구동은 앞바퀴가 구동하면서 방향까지 전환하기에 앞바퀴에 약간의 접지력만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전진한다. 반면 후륜은 뒷바퀴가 미끄러질 경우 전진이나 방향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뒷바퀴가 헛돌며 차량이 옆으로 밀려나는 현상도 발생한다. 전륜은 엔진·구동장치가 전부 차량 앞쪽에 몰려 있어 앞바퀴에 차량 무게의 70%가 쏠려 접지력을 얻는 것이 쉽다. 후륜은 뒷바퀴에 차량 무게의 절반 정도 밖에 쏠리지 않아 미끄러운 노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4륜구동은 전륜과 후륜차보다 2배의 접지력을 얻을 수 있기에 눈길이나 빙판길 등에서 안전하다. 다만 미끄러운 노면에서 멈춰 설 때 접지력을 잃는 것은 전륜, 후륜, 4륜 모두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없다.

미시령 고갯길을 차량이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첨단 안전장치도 무력하게 하는 '눈길'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미끄럼 사고를 막기 위해 첨단의 주행안전 보조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BS(Anti-lock Brake System)다. ABS는 제동 시 바퀴가 돌지 않아 방향전환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막아준다. ABS가 없으면 눈길에서 갑자기 앞차를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 경우 스티어링휠(운전대)를 돌려도 차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앞으로 밀려나게 된다. ABS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1초에 10~20번 정도 브레이크를 잡았다 놓아주기를 반복해 방향 전환을 돕는다.

또 VDS 또는 ESC로 불리는 차체제엊아치는 주행 궤도를 이탈하려는 위험상황이 발생할 때 알아서 4개 바퀴에 독립적으로 제동을 가해 차체를 복원한다. 길이 미끄러울수록 운전실력이 부족할수록 도움이 된다. 네 바퀴의 회전수를 각각 계산하는 바퀴제어장치(TCS)도 미끄러짐 현상을 막는다. 만약 자동차 속도보다 회전수가 빨라지는 바퀴가 있다면 그 바퀴만 따로 제동해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엔진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와 연동해 전체 차속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겨울철 주행에 있어 첨단장치를 맹신하는 건 금물이다. 차량의 구동방식이나 안전장치를 활용하대 천천히 부드럽게 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눈 쌓인 언덕길은 낮은 기어로 천천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하며 미끄러운 길을 달릴 때는 급가속은 피하는 게 좋다.

눈 내리는 도로 위를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 주행의 필수품 '스노타이어'

후륜 차량의 경우 겨울철 눈길 주행에 있어 스노타이어를 장착하는 걸 추천한다. 체인은 뒷바퀴에만 감지만 스노타이어는 네 바퀴 모두 바꿔 달아야 한다. 스노타이어의 가격은 제품에 따라 40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까지 다양해 금전적 부담은 있지만,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다. 4륜 차량 역시 스노타이어를 네 바퀴 모두 달고, 체인은 4륜구동의 기본 구동축이 전륜이면 앞쪽, 후륜이면 뒤쪽에 단다. 전륜구동차도 스노타이어는 네 바퀴 모두, 체인은 앞바퀴에 달아야 한다.

속설로 '수입 후륜차의 미끄러짐이 심하다'는 말이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에게 사실인지 물었다.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타이어 교체다. BMW 관계자는 "국내에 수입되는 BMW 차량 등 수입차의 경우 여름 등 높은 온도와 빗길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한다"면서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한 국산차와 비교해 눈길 등 특정 환경에서 더 미끄럽다고 느낄 수 있지만 타이어만 교체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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