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면역항암제,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 줄고 생존율 높아
김정아 강동경희대병원 교수 "아직 효과 없는 환자도 많아"

[한스경제=김소희 기자] 기존 항암제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면역항암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늘면서 ‘암 완치 시대’가 도래했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은 실정이다. 때문에 의학계는 ‘면역항암제를 맹신해선 안 된다’고 주의를 요구한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약물로,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작용이 적고 내성 문제도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왼쪽은 폐암 4기 환자 사진. 이 환자는 좌측 폐암으로 기관지가 완전히 막혀 무기폐 발생됐다. 오른쪽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세포독성 항암제 병용요법 후 일주일 뒤 폐암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좌측 기관지가 열려 무기폐가 사라진 후의 폐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11일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현재 면역 항암제는 ‘면역관문억제제’로 이는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를 강화해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해 파괴하도록 만든다.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계속 증식하기 위해 ‘PD-L1’이라는 회피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T세포의 수용체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착각해 공격하지 않게 된다. 이때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의 PD-L1이 T세포의 PD-1과 결합하지 못하도록 먼저 결합한다. T세포와 결합하지 못한 암세포는 면역시스템에 의해 공격받아 치료가 이뤄진다.

1세대 화학 항암제는 세포독성 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킨다. 그러나 암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 세포도 같이 공격해 손상을 입혀 부작용이 심했다.

2세대는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암세포의 특정 물질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로 발전했다. 표적항암제의 경우 특정 물질만 공격해 부작용은 1세대에 비해 줄었지만 암세포가 면역이 생겨 재발하면 항암제가 듣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3세대 항암제는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다.

김정아 김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세대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독성과 내성의 문제가 적고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고 말했다.

폐암 환자 면역억제제 투여 그래프.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항암방사선 이후 면역억제제 투여(파란 그래프)하면 대조군(노란 그래프)에 비해 생존 확률이 높다./제공=강동경희대병원

면역치료제는 부작용이 적어 다른 치료법과 병용이 쉽다. 특히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PD-L1’ 물질이 50% 이상 나타나면 초반부터 면역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요법인 항암 화학요법보다 60%가량 효과가 좋은 것으로 해외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는 보통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치료를 마친 후에 면역 치료제를 2주 간격으로 1년간 투약하면 재발률이 75%에서 44%로 감소하고 재발 기간도 5.6개월에서 16.8개월로 연장하는 효과가 있어 향후 표준치료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모든 암을 치료해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효과도 크지 않아 맹신은 금물이라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의학계는 종양마다 다르지만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보는 확률이 악성 흑색종의 경우 40% 내외, 다른 종양은 10%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아 교수는 “위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치료 성과가 좋은 환자들의 공통적인 생태지표를 발견했지만 아직 이 생태지표가 효과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도 면역 항암제의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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