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증시로 돌아온 첫날부터 주가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였던 상장폐지 우려가 사라지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39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달 14일 종가(33만4500원)보다 5만9500원(17.79%)나 오른 수준이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 경영 투명성 측면 미흡…기업 계속성·재무 안정성 고려해 상장유지

앞서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상장을 유지하고 주식 거래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기심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봤으나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유지 판단을 내렸다.

이같은 결론이 나온 건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 약 한 달(19영업일) 만이다. 당초 기심위 심의 기한은 이달 말까지였으나 시장의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심의 진행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등의 선례를 고려했을 때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상장폐지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증선위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부터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거래소가 지난달 3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기심위에 상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 ‘최악의 상황’ 피한 삼성바이오로직스…투자심리 개선

기심위의 상장유지 결정은 이러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를 없애준 셈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상장 여부를 둘러싼 논란보다 기업의 기초체력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장 우려했던 상장폐지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거래 정지 기간 장기화에 따른 수주 차질 우려도 사라졌다”며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기초체력으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장 정기 보수와 3공장 감가비 등으로 내년 상반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의약품수탁제조개발(CDMO)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1·2분기 정기 보수 등에 따라 내년 1분기 실적은 악화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위탁생산(CMO) 사업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매출 증가에 기반한 장기적인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 또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그에 따른 위탁생산(CMO) 산업의 풍부한 수요는 변하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 생산 공정 주기의 원스톱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대표 바이오의약품 생산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융당국과의 소송은 ‘현재진행형’…주가에 부정적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판단을 내리면서 기업활동에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61만원에서 4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진홍국 연구원은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영업·수주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심화를 고려해 3공장 가동률이 100%에 도달하는 시기를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늦추고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11조7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과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라는 큰 장애물을 피했으나 금융당국과 진행 중인 소송 건들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며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 적정성을 증명하고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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