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 한 달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장기 흥행중인 가운데 쟁쟁한 신작들이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과 도경수의 ‘스윙키즈’, DC 히어로물 ‘아쿠아맨’의 이야기다.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연말 극장가 대전 속 승자는 어떤 작품이 될 지 기대를 모은다.

■ ‘마약왕’, 이토록 생생한 1970년대 마약왕 이야기라니

‘마약왕’은 국내 최초로 1970년대 마약상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주로 멕시코를 배경으로 다룬 기존의 마약물 작품과 달리 국내에서 벌어진 마약 범죄를 다뤘다는 점에서 관객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게다가 ‘택시운전사’ ‘변호인’ ‘괴물’을 통해 최초 ‘스리 천만 배우’에 오른 송강호와 ‘내부자들’로 900만 관객을 모은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역시 기대 포인트다. 개봉 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마약왕’은 19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미장센과 실제 부산을 주름잡은 마약상 이모씨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조명했다. 실제로 1980년대 부산에서 총격전 끝에 검거됐던 이씨 사건을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실감나게 표현했다.

마약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어둡게만 표현하지 않은 우민호 감독의 연출이 역시 돋보인다. 초반부에는 가벼운 톤을 유지하며 관객의 몰입을 돕다가 후반부에 들어서며 급변하는 영화의 분위기가 흥미롭다. 또 블랙코미디 장르를 활용함으로써 마약상 이두삼(송강호)을 영웅화, 미화하지 않았다. 우민호 감독은 “실존했던 인물들, 실제 마약 사건을 접하고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지점들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하며 조사를 해보니 그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랙코미디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왕의 몰락이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 같다”고 자신했다.

영화의 가장 큰 핵심 포인트는 송강호의 광기 어린 연기다. 송강호는 욕망에 사로잡혀 결국 자멸하는 이두삼을 파격적인 연기로 표현했다. 삶의 희로애락, 흥망성쇠를 넘치는 에너지로 표현하며 ‘시대가 낳은 괴물’을 탄생시켰다. ‘마약왕’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시대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세련되게 풀어낸 점도 돋보이지만, 후반 20분 간 이어지는 송강호의 미친 연기력 역시 강점”이라고 말했다.

■ ‘스윙키즈’, 도경수에 치이고 음악에 흥겹고

송강호와 대적하는 상대는 엑소 멤버 겸 배우로 활동 중인 도경수다. 각각 중년과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인 만큼 두 사람의 흥행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윙키즈’ 역시 ‘마약왕’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명한 작품이다.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탄생기를 그린다.

영화는 ‘써니’로 74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히트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젊은’ 배우들을 잘 기용하는 강형철 감독은 도경수 외에 신선한 얼굴들을 영화에 캐스팅하며 패기 넘치는 에너지를 더했다.

‘스윙키즈’는 6개월 동안 탭댄스를 연습한 배우들의 땀과 노력이 고스란히 실렸다. 역동적인 음악과 함께 바닥에 발을 구르는 로기수(도경수), 잭슨(자레드 그라임스), 양판래(박혜수), 강병삼(오정세), 샤오팡(김민호)의 모습은 흥을 더한다.

물론 가장 돋보이는 이는 도경수다. 150억 원 대작의 메인 타이틀롤을 맡은 도경수는 춤은 물론, 다양한 감정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도경수의 기지가 발휘된다. 강형철 감독은 도경수에 대해 “대본에 대한 이해력이 엄청난 배우”라며 “따로 무언가를 주문하지 않아도 로기수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 DC의 반격작 ‘아쿠아맨’, 슈퍼 히어로 열풍 이끄나

DC 코믹스 히어로 무비 ‘아쿠아맨’ 역시 ‘마약왕’ ‘스윙키즈’와 같은 날 극장문을 두드린다.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탄생을 그린다. ‘베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그 동안 부진했던 DC 히어로 무비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아쿠아맨’은 ‘컨저링’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의 신작이다. DC 코믹북을 원작으로 했지만, 광활한 수중 세계는 제임스 완 감독의 상상력으로 창조됐다.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인다. 제임스 완 감독은 “코믹북을 기반으로 했지만 최대한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과학 공상 영화의 기존 틀을 따르면서도 다른 세계를 부각시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쿠아맨이 ‘바다의 왕’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은 기존의 히어로 무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성장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형제의 갈등, 사랑하는 여인과 로맨스 등 비교적 스토리가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거리 가득한 비주얼이 관객들의 발길을 끌 요소로 보인다. 하나의 수중도시가 아닌 아틸란티스, 브라인, 피셔맨, 제벨, 트렌치, 데저터, 로스트라는 7개의 다른 왕국을 표현하며 영화에서 다룬 적 없는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국내에서 ‘왕좌의 게임’으로 얼굴을 알린 제이슨 모모아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던 작업”이라며 “이 영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 팬들이 즐겁게 관람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진=해당 영화 스틸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