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내 상장기업들의 4분기 실적 부진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1월 효과(새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역시 부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코스피 상승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 미·중 경제 정책 기대감 등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 등은 지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000~2100이다.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4% 내린 2061.49에 장을 마쳤다.

◆ 12월 FOMC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부각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준금리를 기존 2~2.25%에서 2.2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됐던 만큼 신흥국 증시에서 주목한 부분은 연준의 내년 금리인상 속도 조절 여부였다.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적인 태도를 드러낼 경우 달러화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신흥국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예상대로 연준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서 오히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 신흥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제 성장률 하락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FOMC 이후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글로벌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 확대로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고조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국내 증시는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같은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이달 내내 주가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FOMC 결과에 따라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 상장기업 실적 부진 전망…‘1월 효과’ 없을 것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와 12월 FOMC 결과에 따라 ‘산타랠리(연말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12월 FOMC 결과, 글로벌 경기 침제 전망 등으로 ‘산타랠리’는 이미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미국 실물지표 둔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하락, 미국 금리 인상 등은 신흥국에 부담 요인”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중국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지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상장기업들의 올해 실적과 4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월 효과’도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병연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매출원가 과대계상 등에 따라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 측면에서 상승 모멘텀(동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차지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부진 전망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된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한 달 전 16조2000억원이었으나 현재 1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 또한 한 달 전 6조원 수준에서 현재 5조5000억원까지 내려왔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강세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반도체 기업의 업황 둔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업종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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