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인하·유가급락' 1000원대 휘발유도 등장…2000원대 주유소는 왜?
'세금인하·유가급락' 1000원대 휘발유도 등장…2000원대 주유소는 왜?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8.12.26 15:30
  • 수정 2018-12-26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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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유류 판매가, 지역별 지가·임대료 차이 커
국내유가, 국제유가에 2주 정도 시차 두고 반영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달 시행된 유류세 인하와 더불어 국제유가마저 속절없이 하락하며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유가 역시 연일 내림세를 걷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0원대가 붕괴됐고, 전국 최저가는 1000원 초반대로 진입한 가운데 2000원대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름값 인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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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최고가는 2062원이고, 최저가는 1038원으로 1024원 차이가 났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394.11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했던 전날(1397.44원)보다 3.33원 떨어졌고, 유류세 인하 시행 전(1690.30원)과 비교하면 17.5%(296.19원) 떨어졌다. 지난 2016년 5월 21일(1396.8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전국 최저가 주유소는 전북 순창군 순창읍에 있는 한 주유소(알뜰주유소)로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038원이다. 반면 최고가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주유소(현대오일뱅크)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62원이다.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무려 1024원이다. 중형세단(2000cc) 기준으로 70리터의 주유통을 가득 채운다고 가정하면 무려 7만1680원 차이다.      

◆ 같은 하늘 아래 주유소, 가격 차 두 배 이유는?

지난달부터 전국에 있는 모든 주유소에 15%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가운데 서울 강남구에 있는 주유소와 전북 순창군에 있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1000원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유소 유류 판매가는 정유사의 공급가를 토대로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가 포함된다. 공급가는 회사마다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공급가를 높게 책정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월 둘 째주 정유사별 보통 휘발유 공급가는 현대오일뱅크 1270.09원, 에쓰오일 1258.08원, SK에너지 1241.89원, GS칼텍스가 1229.64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유소 유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땅값이다. 지역마다 일정 수준의 지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서울 중심 한복판에 있는 주유소 유류 가격이 지방 외곽에 있는 곳보다 높은 이유다.  

26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는 주유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분은 모두 반영됐다"면서 "임대료, 인건비 등을 반영해 회사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유 방법(셀프 여부)과 주유소마다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도 가격에 영향을 준다. 최근 주유소는 주유뿐 아니라 간단한 쇼핑, 식음료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복합주유소'로 운영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기름값은 주유소마다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임대료 등 운영비가 주유소마다 다르고 업주의 전략 역시 각각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대료가 비교적 싼 지역은 마진을 적게 남기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 임대료가 비싼 지역은 '고마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곳도 늘어나 주유소별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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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국내 정유사, 주유소가 급락하고 있는 국제유가 반영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제유가 반영 미흡했나?

유류세 인하와 함께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주유소들이 기름값 인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두 달 동안 40% 가까이 떨어졌고, 세금 역시 인하했는데 휘발유 가격은 17.5%에 그쳤기 때문이다. 

26일 오피넷에 따르면 한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53.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10월4일(84.44달러)과 비교해 무려 36.6%가 하락했다. 

정유업계는 정유사·주유소의 공급·소비자가는 이미 투명하게 공개돼 있으며 특정 날짜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유가는 국제유가는 물론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시차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세금 인하 이후 정유사, 주유소의 공급·판매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로 국제석유제품 가격 인하분 역시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좀 더 장기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국내유가는 국제유가에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2주 전(12월10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22달러로 국내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지난달 5일(71.20달러)을 기준으로 15.4% 떨어졌다. 단순하게 2주 시차를 두고 계산한다면 국내 휘발유 가격 하락폭(17.5%)이 더 큰 상황이다.